[폴인인사이트]스트레칭, 비건 식사, 감정일기...리추얼로 MZ세대 사로 잡은 '밑미'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2020.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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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돈을 들여 집을 꾸미는 이유가 뭘까요? 비싼 가구를 사고, 인테리어를 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의 삶을 가꾸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일상을 가꿔나가는 사람은 드물죠. 밑미는 사람들이 즐겁게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밑미 손하빈 대표는 올해 8월 론칭한 서비스 ‘밑미’를 이렇게 소개했다. 좋아하는 컵에 차 마시기, 출근 전 30분 요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밑미에서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리추얼의 목록이다. 리추얼이란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의식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일정한 시간에 반복적으로 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루틴과 비슷하지만, 성취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와 구별된다.

“방을 얼마나 자주, 깨끗하게 정리했는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 루틴이라면, 방을 정리하면서 정리의 의미를 반추해보는 것이 리추얼입니다.”

밑미 손하빈 대표의 말이다. 밑미는 오프라인 심리상담 프로그램과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이다. 에어비앤비 마케터 출신인 손 대표가 회사 동료 2명과 함께 창업했다. 광고비 없이 입소문만으로 론칭 4개월 만에 1000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5~8만원을 내고 리추얼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6~20인의 참가자는 매일의 리추얼을 글로 기록하고, 단체대화방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한다.

2020년 12월 현재까지 약120회의 리추얼 프로그램이 열렸다. 밑미 리추얼 프로그램 참가자 중 대부분은 2030인 MZ세대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그다음 달 열리는 리추얼 프로그램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불확실성이 증가한 시대, MZ세대는 리추얼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관리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지식플랫폼 폴인(fol:in)이 온라인으로 여는 트렌드 세미나 〈리추얼 : 습관으로 MZ세대 일상에 파고들어라〉에 밑미 손하빈 대표를 초대한 이유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손하빈 밑미 대표는 “시간을 내어 하는 활동이 삶을 바꾼다. 우리는 삶을 바꾸는 시간을 파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사진 폴인]

손하빈 밑미 대표는 “시간을 내어 하는 활동이 삶을 바꾼다. 우리는 삶을 바꾸는 시간을 파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사진 폴인]

MZ세대가 리추얼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돈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입니다. 돈을 써서 얻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지만, 경험을 통해 느끼는 만족감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죠. 두 번째는 ‘나’ 자신에 대한 높은 관심입니다. 저희 리추얼 프로그램에 3개월째 참여하는 MZ세대 고객이 “돈은 얼마 못 벌지만, 한 달에 20만원은 나를 탐색하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처럼 MZ세대는 기꺼이 자신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합니다.   
리추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발견한 고객의 이용 패턴이 있다면요?
약 55%의 고객이 리추얼 프로그램을 이용한 후, 다음달에 재결제를 하는데요. 이용했던 프로그램을 반복구매하기보다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리추얼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리추얼을 찾고자 하는 니즈가 큰 것이죠. 여러 리추얼을 경험한 후, 자신이 가장 만족했던 리추얼로 돌아오는 이용 패턴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밑미 이외에도 습관 형성을 돕는 앱들이 많은데요. 이 앱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보다는 같은 리추얼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소속감’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각각의 리추얼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사람들을 ‘리추얼메이커’라고 부르는 데요. 이들 또한 참가자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 아닌, 참가자와 함께 리추얼을 실천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합니다. 리추얼을 꾸준히 실천해온 사람으로서 리추얼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죠.
강제성이 없다는 점도 저희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입니다. 단체대화방에 리추얼을 인증하는 시스템이지만, 리추얼 달성을 강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힘들거나 쉬고 싶은 날에는 쉬어가도 된다고 말씀드리는 편이죠. 그럼에도 규칙적으로 리추얼을 실천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요. 리추얼을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거죠. 이것이 저희 서비스의 지향점이기도 하고요.  
손하빈 대표가 직접 리추얼메이커로 참여하는 '인문학 독서X감정일기' 리추얼 프로그램. 30분간 인문학 책을 읽고, 10분간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는 감정일기를 쓴다. [사진 밑미]

손하빈 대표가 직접 리추얼메이커로 참여하는 '인문학 독서X감정일기' 리추얼 프로그램. 30분간 인문학 책을 읽고, 10분간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는 감정일기를 쓴다. [사진 밑미]

리추얼이 MZ세대의 트렌드에서 다양한 세대의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을까요?  
MZ세대가 리추얼 문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지만, 리추얼은 더욱 확장성 있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MZ세대 중에서도 밀레니얼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라는 점에서, 윗세대와 아랫세대 모두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대입니다. 부모 세대와 동생 세대에게 새로운 문화를 소개할 수 있죠. 밑미는 부모님의 리추얼을 MZ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님을 리추얼메이커로 선정해 뜨개질, 요리 등의 리추얼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밑미 서비스의 발전 방향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B2B(기업간 거래) 시장 진출입니다. 제가 일했던 에어비앤비는 직원의 일상에 투자하는 회사였어요. 업무에 필요한 자기계발뿐 아니라 운동, 취미생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죠.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직원의 행복에 투자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2월 오픈을 목표로, 오프라인 공간도 만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심리상담 프로그램과 함께, 어머니들의 팝업식당인 ‘시니어 부엌’이 열릴 예정이에요. 내면을 수련하는 여행인 ‘리트릿(Retreat)’ 프로그램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집에서 요리하고 동네를 산책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손하빈 대표는 “밑미는 시간을 파는 회사”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리추얼은 서비스 이용자들은 돈을 내고 시간을 구매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을 제공하죠. 코로나19로 공간이 제약되면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크게 늘었는데요. 이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브랜드가 사랑받을 겁니다.”
손 대표의 말처럼, 늘어난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요즘 브랜드의 화두다. 브랜드들이 고객의 일정한 시간을 점유하는 리추얼 트렌드에 주목하는 이유다.

12월 폴인트렌드 세미나 〈리추얼 : 습관으로 MZ세대 일상에 파고들어라〉

12월 폴인트렌드 세미나 〈리추얼 : 습관으로 MZ세대 일상에 파고들어라〉

손하빈 밑미 대표가 이야기하는 리추얼 트렌드는 지식플랫폼 폴인이 여는 트렌드 세미나 〈리추얼 : 습관으로 MZ세대 일상에 파고들어라〉에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세미나는 12월 28일 월요일 오후 7시 20분부터 온라인으로 열린다. 자기관리앱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권혁준 화이트큐브 대표의 강연도 만날 수 있다.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라일락 에디터 ra.ilr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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