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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회 한국인 최초 NFL 프로볼 명단 뽑혀

중앙일보

입력

키커 구영회가 한국인 최초로 프로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애틀란타 인스타그램]

키커 구영회가 한국인 최초로 프로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애틀란타 인스타그램]

미국 프로풋불(NFL) 애틀란타 팰콘스 키커 구영회(26)가 한국인 최초로 프로볼(올스타전)에 나선다.

올스타 팬투표 키커 부문 1위

구영회는 22일(한국시각) NFL 사무국이 발표한 프로볼 팬투표에서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키커 부문 1위를 차지해다. 총 20만1903표를 받았다. 한국계 선수가 프로볼에 나서는 구영회가 최초다.

구영회는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1위 로드리고 블랜켄십(인디에나폴리스 콜츠, 15만8131표)보다 많은 표를 얻은 키커 부문 통합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구영회는 올 시즌 NFC 스페셜 팀 11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아쉽게도 구영회가 실제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올 시즌 프로볼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대신 온라인 게임 형태로 열린다.

구영회의 NFL 정착 스토리는 한편의 역전 드라마다. 서울 태생인 그는 12세 때 미국 뉴저지로 이민했다. 그는 한국에선 축구선수를 꿈꿨다. 중학 시절 그의 슛 실력을 본 친구들 권유로 미식축구에 입문했다. NFL은 “당시 벤저민 프랭클린 중학교 감독이 ‘미식축구에 네 미래가 있다. 장학금도 탈 수 있다’며 영어를 배우기도 전 미식축구부터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조지아 서던대에 진학했다. 그곳에서도 ‘루 그로자 어워드’(대학 최고 키커 상) 후보에 오르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 9월에는 LA 차저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날고 기는 선수들이 즐비한 NFL 벽은 높았다. 첫 시즌 4경기에 나와 6차례 필드골 중 3개를 실패했고, 한 달 만에 방출됐다. 그는 아픔을 견뎌내며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아마추어 리그 격인 신생 애틀랜타 레전드에서 NFL 재도전의 발판을 다졌다. 근력을 키우고, 슛 각도를 연구했다. 줄기차게 NFL 구단의 테스트에 참가했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애틀랜타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2년 만에 NFL 복귀한 그는 지난 시즌 8경기에서 필드골 시도 26번 중 23번(88.5%)을 성공했고 정상급 키커로 우뚝 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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