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과후 이해 구하면 되는데 변명···" 김태년 꼬집는 전문가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을 서둘로 확보하지 않는다”는 야당 등의 공세에 대해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현황 및 예방접종계획’ 브리핑 때 첨부된 ‘안면마비’ 부작용 사례를 언급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김태년 대표 백신 주장 반박 #"부작용 강조하면 불안감 커진다" #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안전성 검증을 원칙으로 한 것은 방역의 성공 때문”이라며 “미국은 매일 2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온다. 백신이 유일한 대책인 나라다. 백신 접종 후 안면 마비 등 부작용에 대한 보도도 나오고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이라며“염려스러운 상황이지만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영국과 조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백신 수급과 관련해 “우리 국민 70% 이상은 안전성 입증이 확인되고 백신을 접종받겠다고 조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접종 첫날인 14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접종 첫날인 14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안면 신경마비(일명 구안와사)는 미국 화이자 백신 부작용이다. 지난 10일 외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안면 신경마비가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2만1720명 중 3명 발생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백신을 공격적으로 확보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방어하려 자꾸 부작용을 부각한다”며 “국민의 백신 불안감을 가중할 수 있다. 불안감이 커지면 접종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부도 결점이 있을 수 있다”며 “백신 개발 초기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을 설명하며 국민에게 사과한 뒤 이해를 구하면 될 일을 변명해 문제를 키우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안전성이 중요한 가치이기는 하나 끝도 없을 이야기”라며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만성 기저 질환자 등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손해보다는 이득이 명백한 그룹이다. 치명률과 중증화를 낮출 수 있어서다. 궁색한 변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698명이다. 평균 치명률은 1.38%이지만 80대 이상 고위험군의 치명률은 53.3%에 이른다. 70대도 29.2%로 상당히 높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