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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통합교육 주도해온 '참스승'

중앙일보

입력

"눈빛만으로도 감성을 나눌 수 있는 순수한 이 아이들이 늘 곁에 있도록 붙잡네요."

정신지체 공립특수교육기관인 광주선명학교 진화자(陳和子.60)교장. 그는 교직 생활 34년의 절반 이상을 특수학교에서 일했다.

1999년 9월 광주선명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 장애아와 일반아의 통합 교육을 앞장서 실시해 학교 안팎에서 관심을 모았다.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통합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됐고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는 신지식인 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자폐아 등이 포함된 정신지체아와 그 부모들은 통합교육을 받기 위한 일반학교 방문을 꺼렸다. 그래서 陳교장은 일반학교 학생들이 찾아오도록 했다.

자연생태 체험학습장을 개설해 일반학생들의 체험학습 코스로 가꾸었던 것. 학교 텃밭에 70평 규모로 곤충서식장을 만들고 채소도 키우며 장애아와 일반학생이 서로 손잡고 보고 느끼도록 했다.

광주 장산초등과 진월초등교 학생들이 매주 한 차례꼴로 왕래하며 예체능 중심의 통합교육을 펴고 있다. 장애아와 일반아가 함께 한장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행사 때마다 陳교장은 학생들과 함께 있기를 고집한다. 장애아들이 그를 보고 더 힘을 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그런 그의 손을 붙잡는가 하면 뺨을 비비기도 하며 "선생님 사랑해요""선생님 예뻐요"를 연발한다. 그도 "사랑을 주는 대로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아는 이들"이라며 반긴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인 학부모 이호재씨는 "학교 행사 때면 깨죽.수정과.떡 등을 손수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이는 자상함을 보인다"며 "아이들에게 보이는 사랑과 열정이 부모 이상이다"고 말했다.

당초 陳교장은 일반학교에서 10년간 근무하다 일반학급 담임으로 정신지체아 2명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해 79년 특수교사(정신박약)자격증을 따게 됐다.

이후 특수학교인 광주선광학교 등에서 교사.교감으로 재직하며 특수아들에 대한 독서지도로 장애아 시인을 길러내기도 했으며, 정신지체아들의 직업훈련과정 등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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