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 수감 동부구치소 185명 확진…'무증상 신입'에 허 찔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동부구치소에서 하루만에 18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법무부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용자가 대규모로 집단 감염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구치소 내부 사진=동부구치소

동부구치소 내부 사진=동부구치소

동부구치소 사진=동부구치소

동부구치소 사진=동부구치소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동부구치소 직원 425명과 수용자 2419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직원 1명과 수용자 18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수용자 전체 인원 중 7.6%가 감염됐다.

법무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방역망이 뚫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직원 16명과 형 집행정지로 출소한 수용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구치소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구치소는 당시 밀접 접촉자들을 자가격리하고,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법무부는 당시 “아직까지 수용자 중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발열 없어 그대로 입소시켰더니…

 이후 동부구치소에서 만일을 대비해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면서 185명의 숨은 감염자들이 줄줄이 드러났다. 법무부는 감염경로가 무증상 신입 수용자들에 의한 ‘조용한 전파’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현재 모든 신입 수용자들은 교정 시설 입소 뒤 2주간 독방에 격리 수용된다. 14일 뒤 발열 증세나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혼거실로 이동한다. 문제는 신입 수용자가 무증상 감염자일 경우다. 실제로 이번 확진자 중 상당수는 신입 수용자 사동에서 발생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침투되더라도 증상으로 나오기까지 활성화되는 시간이 개인별로 다른 게 문제”라며 “그래서 서울시와 함께 선제적으로 전수 검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철저하게 관리했지만, ‘무증상 확진자’에 예상치 못하게 허를 찔렸다는 것이다.

추미애 장관도 보고받아 

이에 법무부는 신입 수용자 전원에 대해 검사를 진행해 음성이 확인될 경우에만 일반 혼거실로 이동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라 구치소 내 격리 수용동으로 옮겨져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확진자 중 일부는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파악돼 법원도 방역 조치에 나섰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수용자 집단 감염 사태를 보고 받았다고 한다. 아직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추 장관의 승인을 받고 현장 대책본부를 꾸려 추가 확산 방지에 나섰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다른 구치소에 대해선 아직 전수 조사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