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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첫번째 외교 숙제는? "중국의 00 공격"

중앙일보

입력

선거인단 투표에서 마침내 당선이 확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내년 1월 취임하자마자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 가운데 외교적으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뭘까.

'중국과 호주 간 갈등'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보도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동맹을 재건하고, 미국 외교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당장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중국-호주 관계"라고 강조했다. 두 나라의 관계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밀어붙인 미국 편에 섰던 호주는 현재 중국의 전방위적 '경제 압박'을 받고 있다. 호주산 구리·석탄·목재·와인·랍스터 등 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고,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호주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호주 정부는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큰 위기를 맞은 건 분명해 보인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국제사회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비단 호주만을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라서다.

FP는 "이런 위협은 중국과 무역으로 얽혀있는 모든 국가에 암울한 메시지를 보낸다"며 "미국의 동맹 체계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은 호주가 자신들의 요구에 굴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겐 이 메시지가 매우 위협적일 거란 걸 알고 있다"고 짚는다.

호주 와인 [AP=연합뉴스]

호주 와인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국제 관계의 특성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가령 미국과 유럽·호주·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한다면 경제적·군사적으로 중국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국제 관계는 일반적으로 '양국 간 문제'라서다. 중국과 '일대일'로 맞붙었을 때 미국을 제외하곤 그 경제적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중국은 이 점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게 FP의 설명이다.

조 바이든과 시진핑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과 시진핑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중국을 물고 늘어질 가능성도 높다. 중국에도 골치 아픈 일이지만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바이든 입장에서도 난감한 일이다.

방법은 결국 '동맹 강화'다.

호주를 압박한 중국 고위 당국자를 제재하고 호주산 와인을 구입하는 등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트럼프 시대에선 볼 수 없었던 집단적 대응"(FP)도 필요하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WP 역시 "동맹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한 바이든이 그 일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호주"라며 취임하자마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어려운 싸움이지만 미국 정부가 다시 신뢰를 회복한다면 바이든에겐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타임지는 "다행인 건, 바이든이 외교안보팀을 다양한 경험을 지닌 연륜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제이크 설리번의 말이 타임지의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설리번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호주 국민은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큰 희생을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동맹인 호주와 함께할 것입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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