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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로 보는 사피엔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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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호 21면

2021 읽으면 좋은 책

2020년 읽었던 책들로 올 한해를 되돌아봅니다. 연말연시 읽으면 좋은 책들도 함께 소개합니다. 새로운 출판 경로를 제시한 책, 믿고 읽는 저자, 재테크, 이념적으로 뜨거운 책, 미디어 셀러. 이런 책들이 올해 두드러졌습니다. 매력적인 소설과 마음을 다독이는 책을 어수선한 세밑에 가까이하는 것은 어떨까요. 소개한 책들은 지난 17일부터 전국 교보문고 15개 매장에 진열 중입니다. 한 달간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내년 책들은 중앙SUNDAY 출판팀과 교보문고가 함께 선정했습니다.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유발 하라리 지음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5년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1600만 부가 팔린 『사피엔스』가 그래픽 노블로 출판됐다. 원작을 그림으로 옮기는 정도가 아니라 주인공인 역사학자 유발과 조카 조이를 등장시켜 인류의 역사를 추리형식으로 풀어낸다.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며, 예술작품도 등장하고, 만화처럼 쉽게 설명해 원작에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술술 읽힌다.

총 4권 중 먼저 나온 1권은 여러 인류 중 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았는지를 비롯한 인류의 빅히스토리다. 인지혁명으로 인해 언어가 발달한 사피엔스는 예나 지금이나 뒷담화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누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축적된다면 규모가 큰 공동체를 만들 기반이 된다.

사피엔스는 다른 인류는 믿지 않았던 ‘구름 위의 신’ 같은 허구도 믿었다. 돈과 종교, 기업 등은 사피엔스가 필요를 위해 상상해 내고 공통으로 믿은 허구다. 허구의 힘은 막강하다. 사피엔스를 가장 강력한 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허구는 도구에 불과하며 도구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된다. 실제인지 허구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인간은 고통을 느끼지만 기업과 국가는 느낄 수 없다. 따라서 허구인 국가의 영광을 위해서 전쟁을 벌여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책은 가는 곳마다 동물들을 멸종시키는 사피엔스의 범죄도 짚어낸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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