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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금지된 사랑’으로 자신감 회복…김나박이이 되고파”

중앙일보

입력

17일 정규 7집 ‘더 프로젝트’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기.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17일 정규 7집 ‘더 프로젝트’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기.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생각보다 노래 잘하는데.”
이승기(33)가 지난 10일 발매한 정규 7집 ‘더 프로젝트(The Project)’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2004년 가수로 먼저 데뷔했지만 최근 활동은 예능과 연기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탓이다. 2017년부터 이끌고 있는 SBS ‘집사부일체’와 진행을 맡은 JTBC ‘싱어게인’ 외에도 올해 선보인 신규 예능만 해도 tvN ‘서울촌놈’ ‘체험 삶의 공장’, 넷플릭스 ‘투게더’ 등 여러 편. 내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마우스’도 촬영이 한창이다. 가수로 돌아온 것은 2015년 6집 ‘그리고...’ 이후 5년 만이다.

7집 ‘더 프로젝트’로 5년 만에 가수 복귀 #윤종신·용감한형제·넬·에피톤 등 참여 #보컬 레슨 받으며 갈고 닦은 기량 발휘

17일 7집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이승기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올해 안에 무조건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실 군대 갔다 와서 계속 노래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컨디션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가 않고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기약 없이 계속 준비만 했죠.”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그가 다시 용기를 내게 된 것은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덕분이다. 지난 7월 ‘집사부일체’에서 그가 시원하게 고음을 내지르는 영상이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200만회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안에 무조건 앨범 내자 결심”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을 부르는 이승기. [사진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을 부르는 이승기. [사진 SBS]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너무 감사했어요. 사실 제가 예능이나 연기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까 1년 내내 음반에만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밑바닥부터 그림을 그려보면서 나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어떤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부르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배우 신성록은 “옆에서 보면 진짜 열정이 대단하다. 드라마와 예능을 같이 촬영하는 와중에 시간을 쪼개서 발성 레슨을 받고 잘 때도 목이 건조해지면 안 된다며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잘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명단도 화려하다. 지난달 선공개한 ‘뻔한남자’는 윤종신, 타이틀곡 ‘잘할게’는 용감한 형제가 만든 곡이다. 2년 전부터 틈틈이 넬의 김종완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쌓아올린 ‘소년, 길을 걷다’, ‘되돌리다’(2012) 이후 재회한 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과 함께 한 ‘너의눈,너의손,너의입술’ 등 신곡 4곡이 각기 다른 색깔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과 하림이 피처링한 ‘널 웃게 할 노래’(2011) 등 이전 앨범 수록곡 5곡을 리마스터링해 총 9곡을 담았다.

“선택의 무게 감당할 수 없어” 17년차 고민

7집 ‘더 프로젝트’ 콘셉트 포토.[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7집 ‘더 프로젝트’ 콘셉트 포토.[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신곡으로 모두 채웠으면 좋았겠지만 타이틀곡에 묻혀서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5곡을 추려봤어요. 생각보다 부를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 앨범 신곡은 4곡 다 라이브 영상을 만들었는데 너무 만족스러워요. ‘잘할게’가 가장 대중적이고 고음이 귀에 딱 꽂히는 곡이긴 하지만 타이틀곡 선정을 두고 고민이 많았거든요. ‘뻔한남자’ 같은 정통 발라드도 좋고, ‘너의눈,너의손,너의입술’ 같은 곡은 카페에서 20번씩 나와도 계속 들을 수 있는 곡이니까요. 아무래도 ‘소년, 길을 걷다’는 이번 앨범의 시작점이 되어준 곡이어서 애착이 가장 많이 가요.”

특히 ‘소년, 길을 걷다’는 그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여전히 빈틈이 많고 부족하고/ 세상이 그저 너무 어렵고 무섭기만 해” “선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 조금은 내려놓고 싶기도 하고” 등의 노랫말에서 17살에 데뷔해 어느덧 17년차가 된 그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데뷔할 때는 패기와 열정은 넘쳤지만 음악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음악이 내 실력을 뽐내는 게 아니라 내 몸과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리듬감은 좀 부족하지만 대신 그 자리를 감성과 이야기, 해석 등으로 진정성 있게 채우고자 하는 편이에요.”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 인정받고파”

무명가수 대상 오디션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싱어게인’의 진행을 맡은 이승기. [사진 JTBC]

무명가수 대상 오디션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싱어게인’의 진행을 맡은 이승기. [사진 JTBC]

무명가수전 ‘싱어게인’을 진행하며 “그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그는 보컬리스트로서 인정받고 싶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로 얻은 ‘국민 남동생’부터 남다른 날씨 운으로 자연재해를 막아준다 하여 생긴 ‘인간 부적’까지 별명 부자인 그는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새로운 별명으로 ‘김나박이이’를 꼽았다. “욕심이지만 노래 진짜 잘한다, 보컬이 참 좋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4대 남성 보컬 ‘김나박이(김범수·나얼·박효신·이수)’에 이미 이씨가 한 명 있으니까 저까지 한 명 더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요. 열심히 노력해서 ‘김나박이이’가 돼보겠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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