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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 물려죽은 한살배기 美아기엄마 실형…英은 무죄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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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핏불테리어(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맹견 핏불테리어(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키우던 반려견에 26일 된 아기가 물려 숨지는 사고로, 아기 엄마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불과 1주 전 영국에선 개물림 사고로 숨진 아기의 부모를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비슷한 사건, 왜 다른 판결이 나왔을까.

지난 1월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주택에서 핏불 믹스견에 물려 숨진 남자 아기의 엄마 제니퍼 코넬(38)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사진 티페카누교도소]

지난 1월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주택에서 핏불 믹스견에 물려 숨진 남자 아기의 엄마 제니퍼 코넬(38)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사진 티페카누교도소]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티페카누 고등법원은 지난 1월 인디애나주의 한 주택에서 핏불 믹스견에 물려 숨진 남자 아기의 엄마 제니퍼 코넬(38)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경찰은 엄마에게 아기와 위험한 개를 함께 두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침대 위에 죽은 듯 보이는 아기가 있고 그 옆에는 입과 가슴이 피투성이인 개가 서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공격적인 개에게 총을 쏜 뒤 접근했지만, 아기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특히 문제의 개가 다른 반려견인 비글 믹스견과 싸우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집에 있었지만 아기를 보호하지 않았다. 10대인 죽은 아이의 형이 작은 개를 떼어내고 나자, 핏불이 아기를 공격했다.

경찰 조사에서 아기의 엄마는 "핏불이 가족과 다른 개들에게 공격적이기 때문에 입양시킬 다른 집을 찾아주려 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기가 살던 집에는 부패한 쥐가 방치돼 있는 등 거주환경도 불결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반려견의 공격을 받아 출생 2주만에 사망한 르우벤 맥널티. [페이스북 캡처]

지난 2018년 반려견의 공격을 받아 출생 2주만에 사망한 르우벤 맥널티. [페이스북 캡처]

한편 지난 11일 BBC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사법당국은 키우던 반려견에 2주 된 갓난아기를 잃은 뒤 2년간 아동방치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부모를 불기소하기로 결정했다.

대니얼 맥널티(33)와 에이미 리치필드(30) 부부는 투견의 일종인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두 마리를 키워왔다. 지난 2018년 11월 자녀 르우벤 맥널티가 태어났지만, 부부는 출산 후에도 개를 계속 키워왔다.

출산 2주쯤 됐을 무렵, 불테리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집 안에 있던 부부의 아기를 잔인하게 물었다. 아기는 머리와 심장·위장 등 장기들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주 뒤 숨을 거뒀고, 경찰은 불테리어 두마리를 모두 안락사시켰다.

그 뒤 사법당국의 광범위한 추궁이 이어졌다. 주변에선 아기 엄마인 에이미가 애완견을 '아기'라고 부르며 과도하게 아꼈다는 증언과, 부부가 아기의 부모로서 성실하게 책임을 다했다는 증언이 맞섰다.

2년여간의 지루한 조사 끝에 이들 부모는 혐의를 벗게 됐다. 아기 부모가 가장 큰 피해자라는 점이 참작됐다. 경찰은 "2년간 아동 방치 혐의를 받았던 30대 부부는 이제 더는 조사받지 않을 것"이라며 불기소를 재 확인했다.

미국과 영국의 사법체계 차이도 있지만, 양국 사법당국은 부모가 아기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했다. 처벌을 받게 된 미국의 부모는 아기가 있는 집안에 쥐 사체를 방치할 정도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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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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