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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업그레이드] 4. 심장병을 확 줄이자

중앙일보

입력

심장병만큼 첨단 의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질환도 드물다. 사망률이 높다보니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신기술을 내놓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술도 세계적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에서 소개한 최신 심장병 치료법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 인공심폐기 사용않는 심장수술

수술은 인공심폐기를 이용해 외부에서 혈액을 돌려주고 심장박동을 멈춘 다음에 한다는 것이 상식. 그러나 전체 수술의 30%는 인공심폐기 없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수술한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연간 3백여명의 관상동맥 우회수술 환자 중 80%를 인공심폐기 없이 수술한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이란 심장혈관이 심하게 막힌 경우 다리의 정맥 등을 떼어 대신 연결해주는 수술.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뇌합병증이나 출혈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이영탁 교수)

◇ 심장개조술

심장 이식수술 외에 치료법이 없었던 확장성 심근증에 효과적이다. 확장성 심근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국내에서 매년 4백여명에 이른다.

심장이식이 연간 10여건밖에 시술되지 못하는 탓이다. 지금까지는 이식 이외에 치료법이 없었지만 심장개조술의 등장으로 희망이 생겼다.

개조술은 수술로 심장의 크기를 줄여줌으로써 펌프력을 향상시켜주는 방법. 심장 이식수술(비용 3천여만원)에 비해 비용(7백여만원)이 적게 든다는 것도 장점이다.(박표원 교수)

◇ 이중코일 삽입술

대표적 선천성 심장기형인 동맥관 개존중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개존중이란 대동맥과 폐동맥이 서로 연결된 기형으로 국내 7백여명의 환자가 있다. 지금까지는 수술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삽입술은 특수 이중코일이 달린 관을 다리동맥을 통해 심장까지 삽입한 뒤 대동맥과 폐동맥을 차단한다.


수술에 따른 흉터와 고통이 없으며 2~3일만 입원하면 된다. 특히 체력상 수술이 어려운 노약자의 경우 도움이 된다.(이흥재 교수)

◇ 대동맥 판막 협착증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흔한 판막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 박표원 교수팀이 수술 환자 1백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술 중 사망 0건에 뇌졸중 합병증도 없었으며 5년 생존율도 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환은 약물요법이 소용없으므로 수술만이 해결책이다. 노인에게 흔한 질환이므로 심장을 수술한다는 것은 커다란 육체적 부담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좌심실 내부 진공 청소 등 수술기법의 발달로 거의 부작용 없이 완치할 수 있게 됐다. (박표원 교수)

◇ 최소절개 심장수술

조금만 가슴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기법이다. 지금까지는 앞가슴뼈를 30㎝ 정도 절개해왔으나 수술기법이 발달하면서 6~8㎝만 절개하는 게 가능해졌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체 심장수술의 7%를 최소절개술로 시행했다.

2002년에는 1백건을 시술했을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출혈이 줄어들고 흉터도 작은 게 장점이다. 수술 후 회복도 빨라 4시간 만에 보호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5일 이내에 퇴원한다. 과거엔 2주일 정도 입원해야 했다. 단점이라면 통증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최근 냉동요법 수술로 통증을 줄여주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술이 까다로워 모든 심장병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게 흠이다.(이영탁 교수)

◇ 손목동맥 중재술

지금까지 스텐트(그물망)나 풍선 등을 이용한 비(非)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다리의 동맥을 통해 관을 심장으로 삽입했다. 요즘엔 손목동맥을 통한 시술이 각광받고 있다.

직경 1.65㎜의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함으로써 회복기간과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술 후 5시간만 지나면 퇴원이 가능해 입원이 필요없다. 1백명의 환자를 시술한 결과 97%의 성공률을 보였다.

그러나 다리동맥에 비해 혈관이 가늘어 시술이 어렵고 까다로운 게 흠이다.(권현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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