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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비행기 타기 무섭다" 2주만에 관광객 뚝 끊긴 제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이호 해변 산책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이호 해변 산책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일요일인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시 이호해변 해안도로. 산책로는 물론 백사장 전체가 한산한 모습이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모습과 대비된다. 제주국제공항과 차로 10~15분 거리로 가깝고, 말 모양 등대와 아름다운 해안선을 자랑하는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도 11월까지 많은 관광객 발길이 몰렸다.

관광객 2주만에 하루 3만명대→2만명대로 #사계절 내내 관광객 북적이는 해변도 한산

 그러던 이호해변에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건 지난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고,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도 2단계로 상향된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서울시에 사는 김모(41)씨는 연말로 잡아둔 가족 제주 여행을 취소했다. 김씨는 “상대적으로 제주도가 타지역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비행기 등 좁은 공간에서 감염이 우려돼 마음을 접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내년에 다시 계획하겠다”고 했다.

 제주도내 확진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도 제주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줬다. 8일까지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제주도내 누적 확진자 수는 9일 100명을 돌파했고, 1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110명으로 늘었다. 12월 들어서만 제주지역 신규 확진자가 29명 추가한 결과다. 진주 이·통장 제주 연수 관련 제주 확진자 14명이 연이어 발생했고, 제주시 성안교회와 관련해서도 9일부터 6명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이호 해수욕장 백사장이 텅 비어 있다. 최충일 기자

13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이호 해수욕장 백사장이 텅 비어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12일 주말을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만4459명이었다. 대부분 내국인(2만4373명)이고 외국인은 89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4999명이 찾은 것에 비해 45.6%가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8일을 기준으로 관광객 감소세가 뚜렷하다. 8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만1436명으로 1주일 전인 1일(2만3628명), 2주일 전인 11월 24일(3만2581명)과 비교해 각각 9.3%, 34.2% 감소했다.

 제주도는 현재 1.5단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확산세를 봐가며 거리두기 공식 격상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진단검사 범위를 최대한 넓히고, 감염이 우려되는 고위험자는 신속하게 격리해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며칠 간 감염상황의 변화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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