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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투기자본 인수 안된다“…높아지는 부산 여론

중앙일보

입력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진중업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진중업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채권단 공동관리상태인 부산 한진중공업에 대한 사모펀드 인수 반대, 조선업 영위, 고용유지를 요구하는 부산지역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오전 시민대책위 기자회견 #“투기성 사모펀드 인수에 반대” #조선업 영위, 고용 보장 등 촉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는 10일 오전 11시 부산시청 앞에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투기자본 매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대책위는 한진중공업 노조,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부산시의회·영도구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채권단의 일방적인 매각 추진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됐다.

 대책위는 이날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을 조선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며 “사모펀드 인수가 강행되면 조선소 폐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기자재 업체 파산, 근로자들의 대량 실직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에 따라 사모펀드로의 매각추진 중단, 입찰참여기업 중 조선업 영위 기업에 인수 우선권 보장, 종사자 고용보장과 조선업 지원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 한진중공업]

 최영철 한진중공업 노조 위원장은 “투기 목적의 사모펀드 인수에 반대하며, 매각되더라도 고용보장, 조선업 영위, 단체협약 승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투기 목적의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3년 정도 조선업을 한 뒤 재매각해 고용보장 등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진중공업은 193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조선소인 영도조선소(영도구 봉래동)를 보유하고 있다. 부지면적 26만㎡ 규모인 영도조선소에는 직원 1086명이 근무 중이다. 사내 협력업체 40여개 450여명과 외주업체 직원을 포함하면 관련 종사자는 더 늘어난다. 한진중공업 건설 부문 본사는 서울에 있다.

 대책위는 사모펀드가 조선소 부지를 용도 변경해 건설사업을 진행하는 등 투기목적으로 인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과 건설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2018년 1조283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058억원, 올 상반기(1~6월) 643억원 흑자를 냈다. 다수 기업이 인수 의사를 밝힌 것도 한진중공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영도조선소 부지의 미래부동산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진중업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진중업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현재 한진중공업 예비입찰에는 KDB인베스트먼트 등 7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조선업 관계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실사를 한 데 이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본 계약은 내년 초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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