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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세상] 봄을 담은 도시락

중앙일보

입력

살랑살랑 봄바람에 개나리.진달래.벚꽃 등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알록달록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산으로 들로 나서기 좋은 때다.

최근 '김밥.주먹밥.샌드위치'(리스컴 출판)라는 책을 펴낸 올리브 스튜디오 최승주 원장은 "매번 똑같은 재료, 똑같은 모양의 김밥.유부초밥보다는 같은 재료라도 모양을 달리하거나 새로운 재료로 색다른 맛을 보여주는 주부의 감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부모 등 어르신을 배려한 '약밥 취나물 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우엉 쇠고기 김밥', 그리고 오가는 차안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참치 크루아상' 등 3가지를 2003년 봄 나들이 도시락 메뉴로 제안했다.

<만드는 법 참조>

주부들이 도시락을 쌀 때 고민거리 중 하나는 내용물 담기.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같은 음식이라도 색깔을 맞춰 담으면 한결 먹음직스럽다. 밥은 흰색, 김은 검은색 등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각종 야채나 과일.허브 등을 이용해 도시락도 알록달록 봄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음식이 섞이지 않아야 깔끔하다. 간단하게 싼다고 작은 도시락 통에 이것저것 넣다 보면 재료끼리 섞이고 물기가 스며 애써 준비한 음식이 망가져 버리기 쉽다.

김치나 장아찌, 피클, 샐러드, 과일, 소스 등을 곁들이로 담을 때는 은박지로 된 쿠킹 컵(베이킹 컵)을 사용해 칸을 나누어준다. 컵이 없으면 쿠킹호일이나 랩을 이용해도 되지만 상추나 깻잎 등의 야채를 칸막이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먹밥은 잘 뭉친다고 해도 금이 가고 모양이 흐트러지기 일쑤. 그렇다고 너무 꼭꼭 담으면 꺼내 먹기 힘들다. 랩이나 한지 등에 싸서 한 개씩 포장하면 음식의 내용물이나 소스가 떨어지지 않고 꺼내 먹기도 편하다.

투명한 비닐이나 봉투에 넣어 집게나 리본으로 밀봉하는 것도 깔끔하고 예쁜 방법이다. 국물이나 수저 케이스.물수건까지 챙기면 주부의 세련미가 한층 돋보이게 된다.

◇ 최승주 원장의 김밥 싸기 노하우

▶김밥용 밥은 짓는 법부터 다르다=멥쌀을 씻어서 물기를 뺀 뒤 1시간 정도 두었다가 밥을 짓는다.물은 평소의 양보다 3분의1 적게 잡고 청주를 몇방울 떨구면 밥알에 탄력이 생긴다. 뜸은 충분히 들여야 고슬고슬한 밥이 된다.

▶재료도 아무렇게 쓰는 게 아니다=김은 살짝 구워서 쓴다. 그대로 쓰면 김 특유의 비린 맛이 나고 쉽게 눅눅해진다. 김밥 맛은 단무지가 좌우한다. 맛을 보아 밍밍하면 식초와 설탕을 섞은 물에 약간 절이고, 짜면 물에 우렸다가 쓴다. 사용 전에는 물기를 꼭 짠다.

▶재료를 놓는 순서가 있다=채를 썬 당근이나 쇠고기 볶은 것 등 흐트러지기 쉬운 재료를 밥 위에 먼저 가지런히 놓고 맨 위에 굵은 재료를 얹는다. 그렇지 않으면 김밥을 말 때 채로 썬 재료가 쏟아지거나 흐트러지기 쉽다.

▶밥을 펼치기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김의 3분의2 정도에 밥을 펼치면 속 재료가 가운데 오고 김으로 만 밥이 동그랗게 둘러싸인 모양이 된다. 김 한 장에 고르게 펼치면 달팽이 무늬같은 롤이 만들어진다. 김밥을 말아서 바로 썰면 김이 바삭거려서 찢어지거나 김의 끝자락이 풀리기 쉽다. 10분 정도 두었다가 써는 것이 좋다.

◇ 우엉 쇠고기 김밥

▶재료=밥 4공기, 배합초(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소금 약간), 김 6장, 우엉 80g과 양념(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청주 약간), 쇠고기 1백50g과 양념(간장 1큰술, 참기름.설탕.다진 마늘 약간씩), 식용유 3큰술, 콩깨.검은깨 반 컵씩

▶만드는 법=①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살짝 끓인 배합초를 부어 고루 섞는다. ②우엉을 나무 젓가락 굵기로 가른다. 끓는 물에 식초를 조금 넣은 다음 살짝 데쳐 양념을 넣고 졸인다.③쇠고기는 우엉과 비슷한 크기로 썰어 양념에 잠시 잰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쇠고기를 볶는다. ④김발 위에 구운 김을 놓고 밥을 고루 편다. 랩을 깐 도마에 밥이 아래로 가도록 다시 뒤집어 놓고 쇠고기와 우엉을 얹어 돌돌 만다. 누드 김밥에 검은깨와 통깨로 옷을 입힌 후 썬다.

◇ 약밥 취나물 쌈

▶재료=찹쌀 3컵, 밤 10알, 대추 5알, 약밥 양념(간장 3큰술,황설탕 4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약간), 생취 50g과 양념(참기름 2작은술, 소금 약간), 양념장(간장 3큰술, 참기름 1큰술,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고춧가루 1/2작은술)

▶만드는 법=①밤은 껍질을 벗기고,대추는 씨를 발라 각각 반으로 자른다. ②찹쌀을 압력솥에 담고 밤과 대추, 그리고 약밥 양념을 넣어 고루 섞은 뒤 밥물을 평소보다 조금 적게 잡아 밥을 짓는다. ③생취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뒤 참기름과 소금으로 고루 버무려 맛을 낸다. ④다 된 약밥을 넓은 그릇에 담아 한 김 식힌 후 취나물 잎을 두 장씩 겹쳐 펼쳐놓는다. 밥을 적당히 덜어 넣고 돌돌 만다. ⑤약밥 취나물 쌈을 접시에 담고 양념장과 함께 낸다.

◇ 참치 크루아상

▶재료=크루아상 4개, 버터 4큰술, 참치 통조림 2개, 샐러드 양념(청피망.홍피망 반 개씩, 피클 3개, 양파 1/4개, 마요네즈 4큰술, 후춧가루.소금 약간씩, 딜 10g, 상추 4장

▶만드는 법=①크루아상을 가로로 반을 가르는데 완전히 갈라지지 않도록 5분의 1정도는 남긴다. ②참치 통조림은 체에 받쳐 기름을 쪽 뺀다. ③피망은 속과 씨를 털어내 잘게 썰고,피클과 양파는 잘게 다진다. ④딜은 씻어서 물기를 털고 큼직하게 뚝뚝 자른다. ⑤기름을 뺀 참치에 잘게 썬 피망.피클.양파,마요네즈를 넣는다. 소금.후추가루로 간을 맞추며 샌드위치 속을 만든다. ⑥반으로 가른 크루아상 안쪽에 버터를 바른다. 아래쪽에 상추를 깐 뒤 샌드위치 속을 고르게 채운다. 이어 딜을 올린 뒤 위쪽을 크루아상으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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