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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괴질 환자 500명까지 늘자…인도 당국, 본격 조사

중앙일보

입력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엘루루에서 원인 모를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 AP=연합뉴스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엘루루에서 원인 모를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 AP=연합뉴스

인도 당국이 최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수백명이 시달린 괴질에 대한 본격 조사에 나섰다.

8일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인도 정부는 국립바이러스연구소, 국립질병관리센터,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 등 인도의 대표적인 의학 기관 소속 의사와 전문가들을 '미스터리 질환' 발생 지역인 엘루루로 급파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전문가들도 조만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엘루루에서는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당국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질환을 겪은 주민들은 갑자기 의식을 잃는가 하면 입에서 거품을 뿜는 등 발작 증세를 보였다. 불안, 두통, 허리 통증, 눈 화끈거림도 호소했다.

지난 7일 근무 중에 이 증상을 겪은 순경 키란 쿠마르는 AFP통신에 "동료들이 전하기로는 내가 소리를 지른 후 쓰러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시간 이상 의식이 완전하지 않았고 이후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 질환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1명이다. 환자 수는 500명 가까이 늘었다가 이 가운데 300명은 퇴원했다. 현지 병원 의사인 A.S 람은 "환자 대부분은 한두 시간 이내에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증상을 보인 환자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 이 괴질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농약이나 모기 살충제 등에 쓰이는 유기염소가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기염소제는 암 유발 등의 위험 때문에 많은 나라가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이 물질 사용 여부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인도 상원의원 G.V.L 나라심하 라오는 트위터에서 정부 의료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유독성 유기염소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오 의원은 또 지역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전인도의학연구소의 예비 검사 결과 환자 혈액 대부분에서 납과 니켈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는 "유기염소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환자들의 혈액 검사에서 이렇다 할 전염병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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