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8세부터 흑자 내다 59세 이후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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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태어나서 부모가 번 돈을 쓰기만 하다 나이가 들며 스스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소득은 점점 커져 28살에는 드디어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아진다. 45세에는 소득이 정점을 찍는다. 이후 벌이가 줄면서 59세부터는 적자에 빠진다. 세금은 덜 내고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으로 생활을 유지한다.

통계청 조사…16세가 소비 정점 #소득은 45세까지 늘다 내리막

통계청이 7일 내놓은 ‘국민이전계정’ 통계에 드러난 한국인의 생애 가계부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처럼 ‘적자→흑자→적자’ 3단계의 생애 주기를 거친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 [자료 통계청]

1인당 생애주기적자. [자료 통계청]

2017년을 기준으로 만든 이 통계에 따르면 27세까지는 적자 인생이다. 유년기(0~14세)에는 별다른 직업 없이 소비만 한다. 일평생 소비가 가장 많은 나이는 16살이다. 한 해 3215만원을 썼다. 6~17세 연령대는 교육비 등의 영향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지출이 많았다.

28세부터 가계부는 흑자를 기록한다. 노동소득은 점점 증가하며 45세에 3354만원으로 최대치에 오른다. 40대에는 임금소득이 가장 높고, 50대는 자영업 등을 통한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소득은 더 오르지 않는다. 임금이 낮은 일자리로 이동하거나 일부는 은퇴를 겪으며 59세부터는 적자 생활에 들어간다. 노년층(65세 이상)은 세금 지출보다 보건·연금 등의 분야에서 정부의 공공이전 지원이 커진다. 내는 세금보다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이 많아지는 연령대란 의미다. 이들 연령대는 자녀의 부양 등으로도 적자를 메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전계정 통계는 자본소득을 제외하고 노동소득과 소비의 관계만 살펴보기 때문에 생애주기 적자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산소득이나 이전소득 등 다른 소득을 통해 국민이 적자를 메우는 현황을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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