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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이낙연 측근 사망에 "죽음 선동하는 어둠 세력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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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리가 없다.한 점 의혹없이 속속들이 수사해서 밝혀내야 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사망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당 화상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을 ‘뭉개기’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만연하던 차에 이 대표 측근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경호 당 대표 부실장은 옵티머스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등과 관련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이튿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판사 출신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물타기에 나섰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에서처럼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사건 자체를 덮을 기세”라며 “추미애 사단 소속인 이성윤 지검장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실장의 ‘금품수수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윤석열 검찰총장 직속 특별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에선 이번 사건을 비롯해 여권 실세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그 연결고리로 지목된 인물이 잇따라 숨지는 게 석연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첫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어렵게 집권한 만큼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DNA가 있는 것 같다”며 “이 정부 안에 ‘꼬리 자르기’ 식으로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수십만 원에 불과한 복합기 대여료 혐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페이스북)라는 글로 의문을 제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운용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참고인이 지난해 11월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12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 6월에는 민주당 윤미향 의원과 함께 정의기억연대 회계 의혹에 연루된 마포 쉼터 소장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수사 중 사망한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 모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측 제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수사 중 사망한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 모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측 제공.

이 부실장의 발인일인 이날 야당이 일제히 공세에 나서자 민주당은 발끈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모 언론은 고인의 정상적인 취업까지 문제 삼으며 이낙연 대표와 연결시키는 보도를 했다"며 "여기에 야당은 한 술 더 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낙연 대표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악의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고인에 대한 추모도 다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러한 모략을 이어가고 있는 세력에 민주당은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낙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이경호 동지를 보내며’라는 제목의 글에 “자네의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렸네”라고 썼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는 함께 일하거나 각자의 생활을 하며 20년을 보냈네. 자네는 착하고 성실한 동지였네”라며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훨씬 더 많은 세상살이, 자네에게는 더 그랬을 것”이라고 적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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