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헌법소원 제기, 추미애는 항고…벼랑끝 대치

중앙선데이

입력 2020.12.05 00:34

업데이트 2020.12.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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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호 05면

윤 총장이 4일 오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 총장이 4일 오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두현=“이 초식(움직임)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

원전 조기폐쇄 의혹 수사 관련
이용구 차관의 변호 문제 삼아
징계위원 선임 땐 기피신청 방침

추미애 측근들 징계 논의 정황
‘SNS 단체방’ 카메라에 잡혀

이용구=“윤(석열의) 악수인 것 같은데. 대체로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인데요.”

이종근2=네 ^^ 차관님.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4일 검사징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이와 관련해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이날 휴대전화 소셜미디어(SNS) 단체방에서 ‘악수’라고 평가한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 차관의 휴대전화에 ‘조두현’으로 저장된 사람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참모인 조두현 법무부 장관정책보좌관이다. 대화명 ‘이종근2’는 당초 윤 총장의 참모인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종근2가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고 밝혔다.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이 형사부장의 부인으로, 윤 총장 징계를 실무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가 열리기도 전에 징계위원으로 참석이 예정된 이 차관이 추 장관 보좌관 등과 징계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이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두고 청와대와 이 차관이 “징계 결과를 예단하지 말라”고 한 내용이 결국 거짓말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부장검사는 “징계 시작도 하기 전에 징계위원과 추 장관 측근이 모여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은 이미 징계 결론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4일 국회 법사위에 참석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헌법소원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대화 상대인 ‘이종근2’는 이종근 대법 형사부장의 부인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고 법무부는 밝혔다. [뉴시스]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4일 국회 법사위에 참석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헌법소원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대화 상대인 ‘이종근2’는 이종근 대법 형사부장의 부인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고 법무부는 밝혔다. [뉴시스]

법무부는 이날 윤 총장을 직무에 복귀시킨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직무 집행 정지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사건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이 지난달 24일 ‘재판부 사찰 의혹’을 비롯해 6가지 혐의가 드러났다며 징계를 청구하면서 총장직에서 배제됐던 윤 총장은 일주일 만에 복귀했다.

윤 총장 측은 공정성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검사징계법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2·3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징계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검사징계법 5조 2항 2·3호는 장·차관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위원 5명의 경우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사람 3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징계위원 절반 이상을 구성하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면 공정성을 전혀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만일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10일로 예정된 징계위는 무산될 수 있다.

이용구

이용구

위헌 소송과 함께 ‘감찰기록 복사’ 문제도 제기했다. 추 장관 측이 제공한 감찰기록의 상당 부분이 언론의 보도이고, 기록 일부가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가 전달받은 감찰기록은 약 2000페이지 분량, 5권이다. 이 변호사는 “감찰기록 대부분이 언론 기사 스크랩이고 감찰 조사에 대한 기록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법무부에서 제공한 기록대로라면 법무부가 단지 언론 기사에 근거해서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결정하고, 해임 등을 위한 징계를 청구한 셈이 된다.

윤 총장 측은 이 차관이 징계 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기피신청을 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지난달 24일 대전지검을 찾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참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청구를 발표한 날이다. 이 때문에 이 차관이 월성1호기 원전 조기폐쇄 의혹 수사를 총지휘하는 윤 총장의 징계위원이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차관은 백 전 장관의 변호인을 맡았다. 감사원은 월성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감사한 뒤,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기재한 수사 참고자료를 검찰에 이첩한 상태다. 이 차관은 법무부 차관에 임명된 지난 3일 사임계를 제출하고 백 전 장관의 변호에서 손을 뗐다. 이 차관은 이날 중앙일보에 “(일각의 우려와) 생각이 다르다”며 “차관은 검사징계법상 당연직 위원”이라며 징계위원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판사 사찰 의혹은 수사 중단=한편 판사에 대한 검찰의 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던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이 돌연 “수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판사 사찰 문건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법무부에 전달됐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검 감찰3과는 지난달 25일 한 부장의 지시를 받고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수색했다. 판사 사찰 문건을 작성해 윤 총장에 보고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런 사실을 접한 감찰3과 소속 연구관 2명은 지난 3일 허 과장을 찾아가 “문건 유출자로부터 지휘를 받을 수 없다”며 “수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문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관 2명은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1명이다. 이에 허 과장은 이날 상부에 찾아가 수사 중단 의사를 전한 것이다.

김민상·오원석·정유진·한영혜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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