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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업그레이드] 4. 척추를 세우자

중앙일보

입력

척추 질환은 형태학적인 질환이다. 정상적인 모양에서 일탈한 관절뼈와 추간판(디스크)의 변형된 모양이 질환을 야기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치료 역시 원래의 형태대로 되돌려주는 방법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가 질병 발생 단계에서 운동이나 간단한 약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소홀히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수술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통증을 조기에 차단해주는 보전 요법들을 소개한다.

◇약물.물리치료는 왜

허리가 삐었거나 디스크 초기에 염증과 부종이 있다면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소염제가 처방된다. 부작용이 적은 비(非)스테로이드성 약물과 신경안정제가 대표적인 약물들.

만일 환자에게 위장관 장애가 있다면 바이옥스나 쎄레브렉스 같은 '콕스-2 억제제'가 쓰이기도 한다. 염증을 줄이고,통증 유발물질을 배출시켜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이 목적이다.

이보다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것은 환부에 직접 주입하는 스테로이드 약물. 하지만 반복 투여하면 골다공증이나 고혈압과 같은 부작용을 부를 수 있으므로 월 1~2회 치료로 만족해야 한다.

물리치료 역시 치료목적은 같다. 해당 부위에 열을 가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열을 가하는 찜질기, 적외선 치료기 등이 쓰이고, 좀더 깊은 부위에는 초음파기기를 사용한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심부근육 자극치료기(IMS)도 동원된다. 통증이 만성화하기 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척추전문 우리들병원 장원석 과장은 "병원을 찾는 사람의 90%이상이 수술하지 않고 약물.물리치료 또는 운동으로 개선된다"며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증클리닉에선

몸에 칼을 대는 대신 간단한 주사 또는 미세한 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환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원리는 과도하게 흥분돼 있는 신경주변 조직을 가라앉히거나 유착된 신경을 풀어주는 것.

대표적인 시술이 척추신경 유착 박리(剝離)술이다. 디스크 수술후 또는 외상 후 신경이 주변 조직과 들러붙어 만성 통증이 생긴 환자가 치료대상이다. 이 경우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사통증클리닉 고준석 원장은 "연속촬영이 가능한 X선 카메라를 보며 피부에 작은 관을 삽입, 생리 식염수나 특수 효소를 주입해 유착된 신경조직을 분리해 준다"고 설명했다. 시술시간은 20분 이내.

디스크 주변이 심하게 부어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할 경우에는 주사로 신경뿌리가 지나가는 곳에 주사액을 주입한다. 약을 먹는 것보다는 효과가 빠르고 치료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유발 물질을 빨리 배출시켜 부기를 빼며,'화가 난 디스크'를 잠재우는 역할을 한다.

◇한방의 추나요법

한방에서 척추 치료의 대표 주자는 추나다. 추나는 '밀 추(推)'와 '당길 나(拿)'의 글자에서 알 수 있듯 비뚤어진 뼈와 관절을 밀고 당겨 정상 위치로 환원시키는 치료법.

서양에서 들어온 카이로프락틱과 원리는 같지만 치료동작이 부드러우며, 힘줄이나 인대 같은 연조직과 뼈를 강화시키는 약물요법을 병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핵귀요법, 근육.인대를 강화시키는 양근요법, 퇴행성 및 골다공증 환자들의 골밀도를 높여주는 보골요법을 시행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디스크는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요법에 사용하는 오가피.두충.우슬 등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실험에서 뼈를 재생시키는 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는 현재 경희대를 비롯한 동의대.상지대 한의학과에서 정식 과목으로 채택돼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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