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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스퇴르 코리아' 폴 브리 말라리아 연구팀장

중앙일보

입력

"과학의 기본 정신은 휴머니즘입니다."

파스퇴르 연구소의 폴 브리(46.사진) 말라리아 연구팀장. 그는 "말라리아를 1백%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어 저개발국에서 매년 2백만명이 희생된다"면서 "선진국의 과학자들이 나서 하루 빨리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 박사는 2010년까지 파스퇴르 한국 분소에서 말라리아 연구를 이끌 인물.분소 설립을 앞두고 실무 논의차 쿠릴스키 연구소장을 따라 최근 방한했다. 말라리아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은 저개발국이 많은 열대 지방.모기가 옮기기 때문이다.

"저개발국에 말라리아는 보건뿐 아니라 경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말라리아 치료에 엄청난 돈을 들이다 보니 경제 개발을 할 여력이 없는 것이지요."

그는 "특히 말라리아 사망자의 75%가 5세 이하라는 것도 이들 국가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말라리아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 시대의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어떤 나무 껍질을 우려먹는 인디언의 풍습을 보고 나무에서 물질을 뽑아 19세기 후반 '키니네'라는 치료약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말라리아 병원체는 내성이 생겨 키니네에도 끄떡 없다. 새로운 치료제가 잇따라 나오고 있으나 병원체도 계속 내성을 쌓아가고 있다.

"말라리아는 사람과 모기,그리고 병원체인 플라스모듐이라는 기생충이 관련돼 있습니다.의사.곤충학자.기생충학자가 함께 연구해야 없앨 수 있는 복잡한 질병입니다."

지난해에는 말라리아 모기와 플라스모듐의 유전자들의 전체 구조가 밝혀졌다.

브리 박사는 "인간.모기.병원체의 유전자 기능이 모두 밝혀지면 말라리아를 완전히 퇴치할 길이 열릴 것"이라며 "유전자 기능 해독에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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