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오래]케이크서 영감 받은 이 위스키, 생일 선물로 딱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95)

얼마 전 환갑을 맞은 어머니 생일을 맞아 친척들이 모였다. 동네 횟집에서 모임을 했는데, 선물과 함께 위스키를 한 병 준비했다. 위스키를 잘 못 마시는 어머니와 친척들이 마시기 편한 블렌디드 위스키였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생일 축하 자리에 잘 어울린다. 위스키 한 병은 금세 동이 났다. 온 가족이 위스키 한 병으로 얼큰하게 취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어머니 환갑을 위해 준비한 블렌디드 위스키, 로버트 번즈 17년. [사진 김대영]

어머니 환갑을 위해 준비한 블렌디드 위스키, 로버트 번즈 17년. [사진 김대영]

생일에 위스키를 준비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가장 좋은 건 그가 태어난 해에 만든 위스키를 선물하는 거다. 이를 ‘생년 빈티지 위스키’, 줄여 ‘생빈 위스키’라고 한다. 예를 들어 1985년에 태어난 사람의 생일에 1985년에 증류해 2020년까지 약 35년간 숙성한 위스키를 선물한다면 매우 뜻깊은 선물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된 빈티지에 30년 이상 숙성한 위스키는 매우 비싸고 국내에서 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생빈이지만 숙성 기간은 짧은 위스키를 선물하는 것도 좋다. 2010년 이후 생산된 빈티지 위스키는 값이 저렴하지만 선물할 상대가 미성년이다.

1990년에 생산된 글렌알라키 위스키. [사진 김대영]

1990년에 생산된 글렌알라키 위스키. [사진 김대영]

올해로 200번째 생일을 맞은 위스키를 선물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블렌디드 위스키 조니워커는 1820년 조니워커 가문의 고유한 블렌딩 기술로 탄생했다. 올해 200주년을 맞아 한정판 ‘조니워커 블루’를 출시했다. 이 위스키는 1820년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간 조니워커의 상징을 담고 있다. 서울의 남산 타워를 비롯해 시드니, 런던,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뉴욕 등 유명 도시의 랜드마크를 라벨에 담았다. 화려한 불꽃과 반짝이는 별이 새겨져 있어 생일 축하 자리에 어울리는 위스키다.

조니워커 200주년 기념 블루 레이블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디아지오]

조니워커 200주년 기념 블루 레이블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디아지오]

생일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위스키도 있다.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케이크’는 케이크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는 위스키다. 글렌모렌지의 위스키 제조 책임자 빌 럼스던 박사는 할머니와 함께 빵을 만든 순간부터 자신의 생일에 딸이 만들어 줬던 파인애플 업사이드 다운 케이크까지 가장 즐거운 추억 중에는 케이크와 얽힌 사연이 많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 케이크 이야기를 싱글 몰트 위스키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었다. 럼스던 박사는 달콤한 토카이 디저트 와인 캐스크에서 글렌모렌지 위스키를 추가 숙성해 글렌모렌지의 과일 향에 와인 캐스크의 달콤한 꿀 향을 더해냈다. 맛도 맛이지만 마치 케이크처럼 화려한 색채의 위스키는 생일 선물로 제격이 아닐까. 케이크란 이름처럼 생일케이크를 준다는 생각으로 선물해도 좋을 거 같다.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케이크(Glenmorangie A Tale of Cake). [사진 글렌모렌지]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케이크(Glenmorangie A Tale of Cake). [사진 글렌모렌지]

누가 어떤 생일을 맞았는지에 따라 선물할 위스키는 달라질 것이다. 부모님이 정년을 맞은 해의 생일 선물,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해의 생일 선물, 사랑하는 이의 생일 선물…. 세상에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위스키가 존재한다. 여러 가지 위스키를 찾아보고 생일의 의미를 더해보는 것도 위스키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다. 곧 다가올 부모님 결혼기념일엔 어떤 위스키가 좋을지 궁리해봐야겠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