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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100곳중 3곳, 화장실도 없다…샤워실 없는 곳도 34%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 현장 100곳 중 3곳 가까이는 화장실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곳 중 한 곳은 샤워실이 없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19일 발표한 '2020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 현장 내 화장실 보유율은 97.5%였다. 대부분 화장실을 갖추곤 있지만, 없는 곳도 2.5%는 된다는 의미다. 화장실이 있는 곳도 만족도는 낮았다. 건설 근로자들은 샤워실과 식당·탈의실·휴게실 등 편의시설 중 가장 불만인 시설로 화장실을 꼽았다. 물이 부족하고 위생 상태가 나쁜 점이 반영됐다는 게 공제회 측 설명이다. 샤워실이 없는 현장도 33.6%였다.

건설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36.6세부터 일을 시작해 13.7년 근무한다. 일자리는 주로 인맥(84.7%)이나 유료 직업소개소(6.8%)에서 구한다. 한 달 평균 겨울에는 16.1일, 봄·가을과 여름에는 20.2일 일한다.

하루엔 얼마나 버나? 

올해 기준 평균 일당은 16만7900원이다. 2년 전인 2018년(16만5260원)보다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0.7% 안팎에서 오른 데 비하면 물가보다는 일당이 올랐다. 1년 평균 임금소득도 3478만1221원으로 2018년보다 1.4% 늘었다. 다만 올해에는 2018년보다 출근은 6분 빨라지고 퇴근은 22분 늦어져 근로시간이 30여분 늘었다. 올해 하루 당 평균 근로시간은 8시간 54분이다.

건설 근로자 중에서도 ‘형틀목공’처럼 기술이 필요한 직종은 경력 1년을 채울 때마다 임금이 1.1%씩 올랐다. 그러나 단순 노동인 ‘보통인부’는 경력과 임금의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직업엔 만족하나? 

직업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16점으로 2018년 조사보다 0.21점 상승했다. 앞으로 근로 계획에 대해서는 근로자 59.1%는 '체력이 닿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다른 일이 생길 때까지만 하고 싶다(20대 41.9%, 30대 30.8%)'고 응답했다. 이들 청년층은 노동시간과 강도, 현장 위험과 위생 등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대 고민은 노후다. 일용 근로자가 많다 보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비율이 절반 가까이(45.1%) 된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56.4%였다. 노후 준비를 못 하는 이유로는 '여력·능력이 없어서(80.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장은 "젊은 층 만족도를 높이려면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퇴직공제제도 등 건설 근로자 노후 정책의 내실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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