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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스토리] ‘공유모빌리티’ 시대 가속 … 코로나에도 결제 건수 2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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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허·호’ 번호판을 달고 달리는 수많은 공유자동차. 도심을 누비는 따릉이 등 공유자전거와 공유킥보드. 이른바 ‘공유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현대카드 Data Analytics팀과 함께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4년간의 공유자동차·공유자전거·공유킥보드 등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확인됐다.

공유모빌리티 결제 건수 2년간 76% 늘어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2017년 64만3248건에 불과하던 공유모빌리티 결제 건수는 2019년 112만9417건으로 76% 증가했다. 결제 금액 역시 2017년 110억8407만원에서 2019년 189억6293만원으로 71% 증가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4년간 결제 데이터 분석 #올 한해 결제 금액 230억 돌파 예상 #공유킥보드 3년 만에 600배로 급증 #20대 이용 활발, 50~60대도 증가세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공유모빌리티 이용이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 역시 빗나갔다. 지난 10월까지 결제 건수가 이미 지난해 결제 건수를 훌쩍 넘은 170만8200건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결제 200만 건, 결제 금액 23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7년과 비교하면 결제 건수 219%, 결제 금액 109%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사태도 공유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세를 막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공유모빌리티 서비스의 성장세는 ‘프라이빗 모빌리티(private mobility)’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흔들었다. ‘자산’으로 인식되던 자동차가 ‘공유’를 통한 서비스의 수단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변화에 불을 붙인 것은 ‘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및 킥보드로 공유모빌리티 비즈니스의 확대다. 국내에선 오는 12월 10일부터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도 누구나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이가 공유모빌리티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 및 보관 등에서 안전 이슈가 불거지며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동수단이 더는 소유해야 할 물건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선택적 서비스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유킥보드 연말까지 75만 건 이용 예상  

결제 데이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공유킥보드의 급성장이다. 2017년엔 결제가 전무했던 공유킥보드 서비스는 2018년 1288건, 2019년 15만5216건으로 늘더니 올해는 10월까지 62만5866건을 기록, 연말까지 75만 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3년 만에 60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결제 금액도 올해 추산 13억4718만원으로, 공유자전거(9억3876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공유킥보드 서비스가 본격화한 시기가 공유자전거보다 늦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유킥보드 서비스의 급속한 대중화를 확인할 수 있다.

공유자동차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결제 건수 증가율(46%)보다 결제 금액 증가율(90%)이 더 높아 건당 이용금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 건수와 결제 금액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까지 고려하면, 공유자동차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유모빌리티를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대는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세는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분야별 결제 건수에서 흥미로운 점도 발견됐다. 올해 10월까지 분야별 공유모빌리티 결제 건수를 보면 20~30대에선 공유자동차(63만9649건)가 공유킥보드(50만5921건)보다 많았지만, 50~60대 이상에선 공유자동차(3만4557건)보다 공유킥보드(4만7137건)가 다소 많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50대 이상은 2030세대에 비해 자동차 보유율이 높기 때문에 공유자동차보다 지역사회 내에 빠르게 공급되고 있는 공유킥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공유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와 공유모빌리티 사용 경험이 있는 20~59세의 남녀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66%가 ‘목적지의 위치·거리·시간 등 조건에 맞게 이동수단을 다양하게 선택해 탈 수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또 73.2%가 ‘공유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용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어디서 어떤 수단을 활용해 이동할지 등 경로를 직접 설계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공유모빌리티 서비스가 기존의 대중교통에 더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 스스로 주어진 상황에 최적화한 이동 경로를 합리적으로 설정해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MaaS 시장 2025년 2304억 달러 규모로 성장

이 같은 트렌드는 이른바 MaaS(Mobility as a Service)로 불리는 서비스형 모빌리티 시장의 확대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MaaS는 대중교통을 포함해 공유자동차·공유자전거·공유킥보드 등 모든 종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연결해 하나의 서비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다. 글로벌 시장 데이터 기관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MaaS 시장은 올해 562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230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유모빌리티 비즈니스에 눈길이 쏠리는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여럿이 한 공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을 피해 자신만의 스케줄에 맞춰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유모빌리티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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