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건가”에 박선영 “자신의 무능 탓인 줄 모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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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강경화(左), 박선영(右)

강경화(左), 박선영(右)

‘장관직 수행에 여성이라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자신의 무능 때문인 줄 모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처·메르켈 총리가 남성인가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말라” 비판

박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우리 외교가 파탄·실종 단계인데 강 장관은 그 원인이 자신의 무능 때문인 줄 모르고 자기가 여자라서 패싱 당하는 거란다”고 썼다. 16일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 포럼에서 나온 강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글이다.

‘한국은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이 미진하다’는 참석자의 지적에 강 장관은 “여성으로서 첫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건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남성 위주의 기득권 문화 속에서 내가 과연 받아들여지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할 때가 없지 않다. 그럴 때마다 그냥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 잘 때 ‘오늘 할 일을 다 했나’에 편한 답을 할 수 있으면 편히 자고 다음 날을 대비한다”고 했다.

공무원 피격사건 때 강 장관이 긴급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고, 한·일 외교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적극 나서며 ‘외교부 패싱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에 박 전 의원은 “자기 능력 부족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요즘 온 국민이 왜 테스형만 찾아대는지 이제 알겠다. 너 자신을 알아야지”라고 했다. 또 “(독일 총리) 메르켈은 남성인가?(전 영국 총리) 대처도 남성이었나. 여성 지도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는데 무슨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권에서 여성 장관들은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로 그 자리를 꿰찼다고 봐야 한다. 어떤 일을 시켜도 반항하지 않고, 그건 안 된다고 대들지도 않고 창피한 줄도 모르는 철면피들”이라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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