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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출산 급증… 기쁨 두배에 걱정도 두배

중앙일보

입력

쌍둥이 출산이 늘고 있다.

분만 전문인 삼성제일병원이 최근 17년간 이 병원에서 태어난 9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85년엔 신생아 1천명당 13명 꼴로 쌍둥이가 태어났으나 2001년엔 28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이는 미국의 쌍둥이 출산율(1천명당 28명)과 거의 비슷한 결과다.

쌍둥이가 되는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다만 유전·환경·고령 임신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일반적으로 어머니가 쌍둥이를 낳았다면 딸의 쌍둥이 출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왜 쌍둥이가 늘어나나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박지현 교수는 "최근 결혼연령이 늦어져 고령 출산이 늘고있는 것과 여성의 영양상태.체격이 좋아지는 것도 쌍둥이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먹는 피임약 사용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며 "피임약을 6개월 이상 사용하고 중단한 첫 월경주기에 임신하면 성선(性線)자극호르몬의 양이 평소보다 늘어 쌍둥이 임신 가능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쌍둥이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은 불임환자 치료를 위한 배란 유도제.시험관 아기 시술 등의 대중화다.

체외수정 시술이 국내에 도입된 1985년 이후 쌍둥이 출산이 급증했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보통 서너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기 때문에 세쌍둥이.네쌍둥이까지 임신되는 것.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석현 교수는 "수정란을 하나 더 이식할 때마다 자궁 착상률이 10~15%씩 높아진다"며 "유럽에선 수정란을 두개 또는 세개 이상 이식하지 못하도록 규정까지 마련했다"고 조언했다.

◇쌍둥이 임신은 고위험 임신

삼성제일병원 쌍태(雙胎)클리닉 김문영 교수는 "쌍둥이 임신은 한 아기 임신에 비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5배,기형아의 출산 위험이 2배이상 높다"며 "임신 14주 이전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출산 전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쌍둥이 임신부는 심한 두통이나 부종(붓기)이 있으면 임신중독증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쌍둥이 임신은 체중 증가가 많고 심장박출량이나 맥박이 증가하는 등 임신부의 신체 부담이 크다. 조산.저체중아 발생 위험도 높다.

한 아기 임신의 만삭은 보통 40주,쌍둥이 임신은 37~38주다. 게다가 쌍둥이의 절반은 36주 이전에 분만된다. 조기 진통 등으로 36주 이전에 쌍둥이를 출산하면 아기의 폐 성숙도가 낮고 체중이 너무 적어 심한 합병증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이경호 과장은 "쌍둥이를 임신하면 다리에 정맥류가 생기기 쉬우므로 탄력 스타킹을 신어야 하며 한 아기 임신부보다 하루 3백㎉의 열량을 더 보충할 것"을 권했다.

특히 혈액 성분인 철.엽산의 필요량도 2~3배 증가한다. 철분의 경우 한 아기 임신 때는 하루 30㎎을, 쌍둥이 임산부에겐 60~1백㎎을 권장한다.

쌍둥이 임신여부를 알려면 임신 6~8주께 초음파검사를 받으면 된다. 이때 쌍둥이로 진단돼도 절반 정도는 한쪽 태아가 사라진다.

임신 초기에 한쪽 태아가 없어지면 이로 인한 합병증 등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20주 지나서 소실되면 남은 태아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쌍둥이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한 아기 출산시보다 높다. 그러나 임신기간.예상 체중.태아의 위치 등이 정상이라면 자연분만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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