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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막으려 대선 끝난 뒤 백신 소식 발표” 음모론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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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바이든 “사용까진 몇달 더 걸릴 것”

대선 전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로이터통신의 뉴스 속보를 리트윗하며 즉각 반응했다. “백신이 곧 온다. 증시가 폭등했다. 90% 효과라니, 무척 훌륭한 뉴스”라고 썼다. 그러면서 “내가 계속 말해 왔듯, 화이자는 대선 이후 백신 개발 소식을 발표했다”며 음모론을 꺼냈다. 이어 “식품의약국(FDA)도 더 일찍 발표했어야 한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그는 “FDA와 민주당이 백신으로 인한 나의 승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고 닷새가 지나서야 소식이 나온 것”이라며 “바이든이 대통령이었다면 백신 개발은 4년 더 걸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나의 재선을 막으려는 세력이 대선 전에 백신 개발 소식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부터 백신과 치료제 긴급 사용 문제로 FDA를 직접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신중론을 폈다. 위기가 당장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다. 그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는 과학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백신 사용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화이자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소식에 “놀랍다”며 “그렇게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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