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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인사이동 의식한 檢 "유재수 의혹, 먼저 선고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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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국(55) 전 법부무 장관 사건의 재판장인 김미리(51) 부장판사가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 재판에서 김 재판장은 검찰과 변호인에게 조 전 장관 혐의 중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만 분리해 먼저 선고할지 여부를 물었다.

김미리 재판장, 내년 인사이동 따른 '재판부 변경' 언급

김 재판장은 올해로 서울중앙지법 3년 근무를 마쳐 내년 2월 인사이동을 앞두고 있다. 검찰과 변호인이 동의할 경우 김 재판장은 조 전 장관의 혐의(유재수 의혹, 입시비리, 증거인멸 등)중 먼저 심리가 끝난 유재수 사건에 한해선 인사이동 전 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檢 "유재수 의혹 분리선고 안된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분리 선고를 할 경우 재판부와 법원 판결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하자 김 재판장은 "거기까지 하시라, 원치 않으면 분리 선고를 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를 다 심리한 후 병합해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 측은 분리 선고에 대해 "어떤 경우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는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는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김 재판장은 향후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절차 진행에 대해서도 "재판부 변경 전에 구속만기 사건이 몰려 사건을 새로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재판부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내년 2월 인사이동시 조 전 장관 사건을 맡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김 재판장은 서울중앙지법 근무기한을 채워 본인이 원하면 형사부를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그럴 경우 조 전 장관 사건은 김 재판장이 아닌 다른 판사가 맡게 된다. 아직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혐의 부분은 한차례의 심리도 열리지 않았다. 조 전 장관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상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리 재판장, 인사이동 가능성 시사 

조 전 장관 재판 공소 유지를 맡고있는 검사들은 재판이 열릴 때마다 김 재판장과 부딪치며 갈등을 빚어 왔다. 김 재판장과 유재수 의혹을 수사했던 이정섭 부장검사는 감찰무마 의혹의 법리, 법원 출석 전 참고인의 검찰 신문조서 열람 등을 두고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달리했다. 이런 갈등 상황이 언론에 전해지자 야권에선 김 부장판사를 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요청하는 등 재판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조 전 장관이 증인석에 앉아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증언한다. 앞선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가 알고 기억하는대로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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