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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뒤 非보험 진료비 급증

중앙일보

입력

의약분업 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의 30% 가량이 조제한 약을 다 먹지 못해 버리거나 나중에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조재국 선임연구위원과 최병호 연구위원 등은 2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의약분업 2년 평가 및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비(非)보험 비율 증가

보사연은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보험 진료비의 비율이 종합병원의 경우 1999년 19.1%에서 지난해는 26%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소병원은 20.5%에서 29.7%로, 동네의원은 13.7%에서 35.5%로 늘었다. 보사연은 "의약분업 후 병원 경영이 어려워져 이를 벌충하거나, 정부가 재정을 고려해 비보험 진료 항목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보험 부담에다, 보험 진료비 중 환자가 내는 돈을 합한 전체 본인부담금률은 99년 46.6%에서 2000년 41.8%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다시 51%로 높아졌다.

보사연은 지난해 건보재정 지출액(18조원)의 25.2%인 4조5천3백98억원이 의약분업으로 인해 추가로 지출됐다고 분석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가인상에 5천9백52억원▶약국환자의 의료기관 이동과 처방일수 증가에 2천8백82억원▶수가현실화 1조2백69억원 등이었다.

◇조제약 낭비

보사연은 지난 5월 중순 전국 남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의료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31.5%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한 약을 다 먹지 못했다.

다 먹지 못한 사람의 52.8%는 남은 약을 그냥 버리고, 10.1%는 그냥 방치하며, 36.2%는 나중에 비슷한 병을 앓을 때 먹는다고 답했다.

◇의료 서비스

최근 같은 병으로 두 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이른바 '의사 쇼핑'을 한 사람은 조사 대상자의 17.4%를 차지했다.

의약분업 후 가벼운 질환에 걸렸을 때 41.6%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이용하지 않고 그냥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업 이후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불편하지만 참을 만하다(62.2%)'는 의견이 다수였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18.5%)하다'는 반응과 '불편하지 않다(19.3%)'는 의견은 비슷했다.

약사 설명 만족도의 경우 '많이 좋아졌다(8.3%)'와 '비교적 좋아졌다(42.4%)'는 반응이 '변화없다(41%)'는 의견이나 '나빠졌다(8.2%)'는 답변보다 많았다.

의사의 진료와 병원에서의 대기시간은 '변화 없다'가 50%를 넘었으나 '좋아졌다'는 의견이 25~30%를 차지했다. 반면 '나빠졌다'는 비율은 10% 안팎이었다. 따라서 병원.약국을 이용하기는 불편하지만 서비스는 다소 나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

의료기관은 환자 보관용과 약국 제출용으로 두 장의 처방전을 발행해야 하지만 대부분(71.1%) 한장만 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000년 1월 평균 5.1일이던 진료비 청구건당 투약일수도 지난해 1월 6.2일, 올해 1월 7.5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 제약사 매출 규모는 지난 2년간 평균 18.7% 증가했다. 외국계 제약사가 72.8%, 상장사가 32.5% 늘어 덩치가 큰 외국계 회사가 매출 증가를 주도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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