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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비싸지고, 아이오닉5는 싸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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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테슬라는 비싸지고 아이오닉5(현대자동차의 새 전기차)는 싸진다?’

정부, 고가 전기차 보조금 줄일 듯 #수입차 소비자들 불만 나올 수도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래 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에서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을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하면서 소비자와 주요 완성차 업체의 이해득실 계산이 시작됐다.

이날 발표에선 일단 가격 인하와 성능향상 촉진을 추진하고 가격 구간별 보조금 상한을 둬 보조금 ‘역진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저렴한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더 많이 보게 하겠다는 의미다. 한국이 보조금 상한선 적용을 고려하게 된 건 정부가 인정하든, 안 하든 테슬라의 약진과 관련 있다고 자동차 업계는 본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분석하는 카이즈유에 따르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누적 판매대수(9월 현재)는 9969대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1만 대로 잡았는데 10월에 이미 초과 달성할 게 자명하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7061대), 기아차 니로EV(5623대)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당연히 전기차 보조금은 테슬라 구입자가 가장 많이 받아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지급한 전기 승용차 보조금은 2092억원인데 그중 테슬라 구매자가 받은 보조금은 약 900억원(43%)이다.

보조금 차등 지급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지만 많은 나라가 고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은 차량 가격 6만 달러(약 6800만원)를 상한선으로 두고 있으며 중국도 30만 위안(약 5090만원)을 상한선으로 책정했다. 프랑스는 4만5000유로(약 5960만원)를 기준으로, 독일은 6만 유로(약 7950만원)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다르게 준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의 최고 수혜자인 테슬라 모델3에 주는 보조금은 내년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 모델3는 트림(차급)에 따라 5479만~7479만원이다. 현재는 보조금 포함 최저 3000만원대 후반에도 구입할 수 있지만, 내년부턴 고가 트림에선 아예 보조금을 못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아우디(e-트론), 메르세데스-벤츠(EQC) 등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도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한국 완성차 업체가 수입하는 한국GM 볼트, 르노삼성 조에와 수입차인 푸조 전기차(e-208, e-2008) 등은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테슬라와 직접 경쟁하는 현대·기아차는 유리해질 것 같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첫 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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