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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손상 신경 재생 물질 발견

중앙일보

입력

인체에서 자연 생성되는 이노신이라는 화학물질이 뇌졸중으로 손상된 신경을 재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짐으로써 뇌졸중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래리 베노위츠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뇌졸중으로 일부 뇌 부위가 손상되었을 때 이노신이라는 물질을 주입하면 손상되지 않은 반대쪽 부위에서 새 신경조직이 생성되면서 손상된 부위로 이동, 상실된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이 쥐실험에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체내에서 자연 생산되는 이노신은 세포를 함유하고 있는 기본적인 화학물질의 하나로 인슐린 분비량을 조절하고 심장의 탄수화물 이용을 돕는 등 여러가지 보조기능을 수행한다.

베노위츠 박사는 뇌졸중으로 손상된 신경기능은 나중에 일부 회복되는데 이는 뇌의 손상되지 않은 부위에서 어떤 보상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바로 이 보상적인 활동을 증폭시키는 존재가 이노신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베노위츠 박사는 일단의 쥐들을 대상으로 뇌의 특정부위에 대한 혈액공급을 차단해 뇌졸중을 유발시킨 다음 발의 갖가지 기능을 검사하고 이어 이중 반수에만 이노신을 투여했다.

이노신이 주사된 쥐들은 19일만에 모두 발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반면 비교그룹 쥐들은 절반만이 일부 기능을 되찾았다.

4주가 지난 뒤 쥐 우리 밖에다 먹이를 놓자 이노신 그룹의 쥐들은 50%가 발을 우리 밖으로 뻗어 먹이를 집어먹은 반면 비교그룹의 쥐들은 한 마리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8주가 지나자 이노신 그룹의 쥐들은 앞발을 이용해 물 속에서 헤엄을 쳤으며 비교그룹의 쥐들은 물론 이것이 불가능했다.

베노위츠 박사는 나중에 이노신이 투여된 쥐들의 뇌를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손상되지 않은 반대쪽 부위에서 새로운 신경조직과 연결조직이 자라 손상된 부위로 새로운 가지를 뻗은 것으로 밝혀졌다.

베노위츠 박사는 뇌졸중은 뇌의 한 쪽에 있는 신경원만 손상시킨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신경원은 손상되지 않은 그 반대쪽에서 자라났다고 밝혔다.

베노위츠 박사는 이노신으로 인한 해로운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새로운 신경을 과도하게 생성시키는 것이 아닌가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신의 또 하나 커다란 이점은 뇌졸중 발생 후 24시간이 지나 투여해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히고 뇌졸중 환자는 보통 여러 시간이 지난 후 병원으로 실려오는 만큼 이노신을 투여할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뇌졸중학회 대변인인 예일대학 의과대학의 로런스 브래스 박사는 뇌졸중 발생 후 뇌가 스스로 수리작업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비를 지원한 보스턴 소재 생명공학회사 라이프 사이언스의 마크 랜서 연구실장은 현재 추가적인 동물실험이 진행중에 있으며 임상실험은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랜서 박사는 이노신이 뇌졸중 외에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이나 척추 부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지 여부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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