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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위험 새 증거 나타나

중앙일보

입력

오는 12월이나 내년 초 세계 최초의 복제인간이 태어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복제방법이 위험천만이라는 새 증거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의 제리 양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복제된 암소 10마리(5마리 사산, 1마리 유산, 4마리 생존)를 분석한 결과 현재의 복제방법이 DNA의 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물의 암컷은 부모로부터 각각 수백 개의 유전자가 들어있는 X염색체를 하나씩 모두 2개 받는다. 정상적인 생식의 경우 이 두 X염색체의 유전자들이 모두 활동하다가 나중에 한 X염색체가 수컷의 염색체 체제(X염색체 하나, Y염색체 하나)에 맞추기 위해 활동을 정지하게 된다.

그러나 복제된 동물 암컷은 활동하는 X염색체 하나와 이미 활동이 정지된 염색체 하나를 받는다. 이중 활동하지 않는 염색체와 그에 들어있는 모든 유전자는 일단 재프로그래밍되었다가 나중에 다시 활동이 정지되어야 한다.

양 박사는 복제암소 중 사산된 5마리와 유산된 1마리는 재프로그래밍이 불완전하게 진행돼 유전자 10개중 9개가 결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복제인간이 사산되거나 기형아 또는 기능장애아로 출생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재프로그래밍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마치 똑같은 2개의 소프트웨어로부터 서로 모순된 지시를 받는 컴퓨터에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 복제 암소에 이런 결함이 생기면 단백질 생산 메커니즘이 혼란을 일으켜 생존을 위협하는 파국적인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현재의 복제방법은 다 자란 동물의 DNA를 채취해 자체의 DNA가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 수정란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스위치가 꺼져있는 주입된 DNA 유전자들의 스위치를 다시 켜서 수정란이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로 발전하도록 재프로그래밍되어야 한다.

양 박사와 함께 이 연구에 참여한 신디 티안 박사는 이같이 결함이 많은 복제방법을 인간복제에 이용한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라면서 복제태아는 99%가 만기출산이 어려울 것이며 출산된 나머지 1%도 출생직후 사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산부인과 전문의로 인간 복제를 시도하고 있는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는 25일 프랑스 신문 르 몽드와의 회견에서 현재 3명의 복제인간이 여성 임신부의 자궁에서 자라고 있으며 금년 12월이나 내년 1월 출산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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