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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에 관하여

중앙일보

입력

인체의 피부는 태아에서 시작하여 노인에 이를 때까지 모발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 종류도 항상 변합니다. 정상 생리조건 상태에서 하나의 동일한 모낭이 계속적으로 다른 종류의 모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체의 모발은 크게 세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태아의 피부를 덮고있는 엷은 색의 털인 취모와 성인의 머리카락과 눈썹, 겨드랑이 털과 같이 길게 자라고 색깔을 갖는 성모, 그리고 성인의 체모와 같이 가늘고 색깔이 없는 솜털인 연모로 나누어집니다. 이중 성모가 빠지는 현상을 우리는 흔히 "탈모"라고 부르며 그 종류는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탈모증이 의심되는 경우

1. 평소보다 머리카락에 기름이 많이 끼고 비듬이 생긴다
2. 머리가 자주 가렵다
3.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있다
4. 머리카락이 건조해 지고 윤기가 없다
5. 머리카락이 가늘고 약해졌다

생리적 탈모

모발의 수명은 신체 부위마다 제각기 다릅니다. 평균적인 두피 모발의 수명은 2-6 년간의 생장기, 2주의 퇴행기, 1-3달간의 휴지기를 거친 후에 빠지게 됩니다. 건강한 성인의 두피에서는 생장기 모발이 약 85-90%, 퇴행기 모발이 13%, 휴지기 모발이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생 10-20 번 정도의 모발 주기를 거치게 됩니다.

각각의 주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탈모의 정도를 결정하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평균적으로 머리카락이 하루 70-100개 정도는 빠지고 다시 나는데 이러한 현상이 정상적인, 즉 생리적 탈모입니다.

빠지는 머리카락이 그 이상일 경우 병적인 탈모라고 할 수 있는데 두피의 상태, 호르몬 불균형, 내과적인 문제 등에 의하여 모발사이클에서 생장기 모발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들거나 병적인 현상으로 휴지기 상태가 길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상 머리카락은 하루에 0.37 mm 정도씩 자라고 여름철에는 성장속도가 빠른 반면 추운 겨울철에는 좀 더디게 됩니다.

남성형 탈모(대머리)

흔히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으로 초기에는 헤어라인의 양쪽 골이 점점 정수리 쪽으로 넓어지고 많은 탈모를 보이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탈모의 정도가 심해시게 되면 정수리, 양쪽 측면의 모발이 많이 탈락되어 두피가 드러나게 되고 남아 있는 모발도 가늘고 짧은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반면 귀주변과 뒷머리는 비교적 잘 보존되는 형태를 보입니다. 남자에서 볼 수 있으나 매우 드물게는 여자에서도 관찰됩니다.

대머리는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서 생기며 이 호르몬은 남자에서는 고환에서 만들어지나 여자에서는 주로 난소와 콩팥상부에 위치한 부신이라는 장기에서 분비됩니다.

대머리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나타나며 앞서 말씀드린 호르몬과 나이도 대머리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머리의 심한 정도는 혈중에 있는 안드로겐 호르몬의 양과는 직접 관계가 없고 호르몬이 모낭세포에 얼마나 작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원형 탈모

원형 탈모증은 피부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탈모성 질환입니다. 탈모반은 1-5cm 크기로 하나 또는 두세개 원형의 탈모반이 갑자기 발생하는데 주로 두피에 발생하지만 수염, 눈썹, 체모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흔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갑상선 기능의 이상, 빈혈, 백납과 같은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이 동그란 모양으로 머리가 빠지며 처음에는 한 개로 시작되지만 수주 내에 머리, 눈썹 등 보다 여러 부위에 탈모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탈모반을 자세히 관찰하면 가장자리로 부러진 상태로 있는 짧은 머리카락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잡아 당겼을 때 끝이 위축되어 있는 형태를 보입니다. 원형 탈모반이 심하면 두피 전체 또는 전신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각각 전두탈모증, 전신탈모증이라고 합니다.

원형 탈모증의 치료는 모든 탈모증이 마찬가지이듯이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모발이 자라나서 미용적으로 눈으로 보아 탈모를 못 느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질환은 치료만 시작한다면 분명히 좋아지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치료하시면 됩니다.

치료법은 국소적으로 약제를 바르거나 먹는 약을 드시는 방법이 있고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국소적인 주사요법 및 면역약제 국소도포법 등이 있습니다. 보조적인 요법으로 두피관리와 모발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은 없고 두피에 자극을 주는 행동이나 정신적인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지기 탈모

간혹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할때면 "머리카락 뿌리까지 뭉치로 빠져요" 라고 호소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휴지기 탈모를 대표하는 말로 두피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에 관찰되는 광범위한 탈모와 모발이 가늘어짐이 발생합니다.

전체 모발에서 휴지기 모발은 약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러 이상 때문에 약 50% 미만의 모발이 탈락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하루 탈모가 70-100개 정도라면 휴지기 탈모는 15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지게 됩니다.

휴지기 탈모는 수술, 분만, 고열, 약, 인위적인 모발 당김 등의 자극으로 정상 모발이 손상을 받아서 발생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생장기 모발이 너무 일찍 휴지기로 접어 든 상태에서 앞서 말한 자극을 받거나 분만때와 같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생장기에서 모발이 머물러 있다가 갑자기 휴지기에 접어듦으로 해서 탈모가 일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분만 후에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는 출산 후 2-6개월 사이에 관찰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두피의 앞 1/3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지속적으로 탈모가 발생하게 됩니다. 신생아의 탈모는 생후 4개월까지 빠지기 시작해서 6개월때야 비로소 다시 모발이 자라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간혹 약제에 의해서도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건선치료제, 구충제, 위궤양 약제, 정신과 약제 등이 있습니다.

휴지기 탈모는 대다수가 수개월내에 자연적으로 멈추고 새로운 모발이 자라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탈모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거나 고민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미녹시딜을 바르거나 성호르몬제를 병용 투여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굳이 이런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생장기 탈모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에서 흔히 발견되는 탈모현상입니다. 보통 항암치료 1-2개월 사이에 관찰되는 것으로 모발이 가늘어질대로 가늘어지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르면 한꺼번에 모발이 부러지는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항암약제를 중단하면 다시 모발이 자라게 되는 가역적인 탈모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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