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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투병 김철민 "개 구충약 복용 암세포 더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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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캡처

개그맨 김철민. 페이스북 캡처

폐암 치료를 위해 개 구충제(펜벤다졸)을 먹다가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한 개그맨 김철민씨(53)가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의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여했다. 당초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녹화 영상으로 대체됐다.

김씨는 영상에서 "2019년 8월 6일 폐암 4기 판정을 받았고 폐에서 림프, 간, 뼈로 암이 전이됐다"면서 "많은 분들이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로 펜벤다졸을 먹고 3개월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보내줬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펜벤다졸을 복용했던 그는 "암세포가 더 커졌고 경추에도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전이가 됐다"며 "병원에서 (개 구충제) 내성이 생기면 치료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해 복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식이요법·민간요법 등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에 대한 제안을 많이 받았다고 거론하면서 "암 환자들은 이상한 제품에 현혹되기 쉽고 위험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면 나도 좋아진다'고 생각하고 복용하기 쉽다"며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은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에 대체의학 연구 센터가 있어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 근거 마련과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체요법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사이비 의료와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대체요법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암 환자들이 매일 상담을 하거나 (대체 요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어떻게 강구해야 할지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폐암 말기 투병 사실을 밝힌 김씨는 그해 9월부터 펜벤다졸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올해 4월 중순에도 "항암제(타그리소)와 펜벤다졸 복용한 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며 "분명히 좋아지고 있고 기적은 일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펜벤다졸 복용 1년째인 올해 9월 "구충제가 암세포를 죽이지 못했다"면서 "나는 지금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에 절대 권하고 싶지 않으며 우리 가족이라면 먹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복용 중단 사실을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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