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거나 튀긴 고탄수화물 식품에 발암물질

중앙일보

입력

감자 칩, 프렌치 프라이, 구운 빵 등 튀기 거나 구운 고탄수화물 식품에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물질 아크릴라마이드(acrylamide)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스웨덴 국립식품관리청(NFA)이 24일 발표했다.

NFA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NFA와 스웨덴대학 연구팀이 스웨덴 국내 식품점과 식당에서 팔리고 있는 100여가지의 식품 성분을 분석한 결과 튀기거나 오븐에서 구운 감자, 시리얼, 빵 등이 아크릴라마이드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식품을 끓였을 때는 아크릴라마이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NFA는 밝혔다.

NFA는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 조리과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가열되느냐에 따라 아크릴라마이드 함유량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NFA는 일반적으로 연구결과는 다른 과학자들이 검토할 수 있도록 우선 과학전문지에 공개한 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 분석결과는 너무도 중요하고 놀라운 것이어서 미리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FA는 이미 국제적인 과학자들과 유럽연합(EU) 보건당국에 자세한 분석결과를 보내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아크릴라마이드는 눈(雪)과 같은 무색무취한 결정체로 주로 식수 처리와 공업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은 이를 '중간 정도의 위험을 지닌 인간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 물질은 식수를 만드는 과정에 이용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허용하 는 기준치는 식수 1ℓ당 1마이크로 그램(1g의 100만분의 1) 이하이다.

아크릴라마이드는 인간의 신경체계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국제암연구소는 이 물질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동물실험에서 위암을 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즉각적인 논평을 하지 않고 있으나 미국의 식품 과학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올 때 까지 이 발표에 과잉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의 독극물학자 칼 윈터 박사는 중요한 것은 그런 식품에 이 물질이 들어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런 물질이 어떻게 그런 식품에 들어가게 되었느냐라고 지적했다.

메인대학의 식품영양학자인 메리 캐미어 박사는 이 분석결과에 회의를 표시하 면서 특히 곡물과 감자에는 중요한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캐미어 박사는 "평생 우리는 많은 이상한 화학물질들을 먹게 된다"고 말하고 "득과 실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균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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