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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두류공원內 변전소 건립 첨예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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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구시 달서구 두류3동 두류공원내 변전소 건립을 놓고 빚어진 인근 주민과 한국전력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주민 1백여명이 7일 대구시청 민원실을 점거, 농성하는 등 한전 측의 변전소 건립에 맞서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대립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변전소는 한전 측이 두류3동 두류공원내 지하에 2005년 6월 완공 예정인 변압기 용량 1백20MW규모. 향후엔 용량을 2백40MW로 늘릴 예정이다.

한전 측은 지난달 16일 6천여평의 부지에 지하 1~3층 연면적 1천여평(바닥면적 4백69평)의 변전소를 짓기 위해 지상의 나무를 베어내는 등 공사에 들어갔다. 1천2백세대 규모의 삼정아파트 입주와 2005년 9월 개통 예정인 지하철 2호선 등으로 인해 전력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구.경북에는 69개의 변전소가 운전중이며 지하변전소는 두류변전소가 처음이다. 또 대구지하철 2호선 운행에는 5개의 변전소가 필요하고 두류공원 변전소는 이 중 하나로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착공과 동시에 변전소와 70m쯤 떨어져 가장 가까운 단독주택 주민과 2백m쯤 떨어진 삼정아파트 주민 등이 들고 일어났다.

주민들은 휴식공간인 두류공원의 숲이 파괴되고 15만 볼트의 전압이 흐르는 변전소에서 나올 전자파가 건강을 위협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대책위(위원장 이광록)를 구성해 반대하기 시작한 주민들은 공사 현장에서 시위를 벌였고 결국 공사는 사흘만에 중단됐다.

공사에 나선 ㈜삼화건설은 이에 맞서 지난달 23일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주민들은 이에 맞서 지난 6일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광록(54)주민대책위원장은 "한전이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없이 주택가 인근 공원을 훼손해가며 고압전기가 흐르는 변전소 건립을 강행하려 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모든 변전 설비는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출입구 및 환기구 등 최소한의 시설물만 두고 지상을 공원처럼 꾸민다"며 공사 강행 뜻을 밝혔다.

한전 변전건설부 김재군(38)과장은 "주민들이 전자파를 걱정하고 있지만 변전소 지상의 전자파는 0.1~0.3밀리가우스(mG) 정도여서 자동차 안의 17밀리가우스보다 오히려 작다"고 말했다.

한전 측은 주민 반대가 거세지자 변전소 지상부지내 휴게.체육시설 설치 등을 제시하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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