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악취 30분 시술이면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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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인 김과장(34)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이 두렵다.평소 땀이 많이 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겨드랑이 냄새 때문에 사람을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액취증 환자들이 고민하는 노출의 계절,영동세브란스 성형외과 유원민 교수와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의 도움말로 겨드랑이 냄새 격퇴 전략을 알아본다.

◇액취증 왜 생기나=우리 몸에는 약 2백만~3백만개 가량의 땀샘이 있는데 기능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에크린 샘에서 나는 맑고 투명한 땀과 아포크린 샘에서 분비되는 농도 짙은 땀이 그것.

전자의 경우 체온조절과 피부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 몸 전체에 퍼져있는 반면 후자는 주로 겨드랑이나 젖꼭지.음모 주변 등 은밀한 곳에 몰려 있다.

아포크린 샘에서 나오는 땀의 원래 기능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페로몬의 역할. 유교수는 "땀의 구성성분이 단백질.지질 등으로 구성되어 세균의 먹이가 되면서 카프론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돼 냄새가 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인구의 5% 정도에서만 액취증이 날까. 최원장은 "아포크린 샘은 인류가 진화하면서 대부분 퇴화했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은 이 샘이 없거나 있어도 매우 적다"고 말한다.

따라서 땀이 많은 것과는 상관없이 아포크린 샘이 유전적으로 많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서 냄새가 심하다.

◇가벼운 증상은 이렇게=액취증이 본인만 느낄 정도로 약하다면 평소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세균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거나 겨드랑이 털을 제거하고, 파우더를 뿌리는 것도 한 방법.

그러나 곁에 있는 사람이 냄새를 맡을 정도라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살균제가 포함된 약용비누나 0.3% 농도의 포르말린 희석액을 발라주는 것.

최근에는 땀 분비를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알루미늄 클로라이드 성분의 약품이 나와 도움을 주고 있다. 약국이나 화장품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민간요법으로 현미식초를 발라주는 방법이 있다. 잡균의 번식을 막고,땀샘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다.

◇새로운 치료법=전철이나 디스코텍 같이 넓은 공간에 퍼질 정도로 액취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아포크린 샘을 제거하는 수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유교수는 "과거에는 수술로 아포크린 샘을 절제해 내는 수술을 했으나 10㎝ 정도의 흉터가 남고,통증이 심해 지금은 초음파 지방흡입기를 이용한 간편한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음파 시술법은 비만환자의 지방을 흡입하는 기계를 사용해 아포크린 샘을 파괴해서 빨아들이는 것이다.

최원장은 "아포크린 샘은 피하지방층에, 에크린 샘은 피부 바로 밑에 분포하기 때문에 시술 후 땀 분비에 지장이 없고, 신경이나 혈관손상이 거의 없어 후유증이 없다"고 설명했다.

0.5㎝ 정도의 구멍을 피부주름을 따라 뚫어 흉터가 거의 안보이고, 시술도 부분 마취로 30~40분이면 끝난다. 비용은 1백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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