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수면 무호흡증 수술이 만능치료법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예부터 코를 고는 것은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건강한 모습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코를 심하게 골면 호흡이 잘 안돼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질병으로 간주한다.

의학적으로 코를 고는 현상은 비정상 호흡마찰음이다. 상기도(上氣道)의 어딘가가 좁아져 진동하는 것을 말한다. 코골이의 원인도 다양하다.

먼저 상기도의 해부학적 특징이 사람마다 다르고, 수면 중의 자세, 지구 중력의 영향, 나이, 생활 습관에 따라 코를 고는 형태가 다르다.이런 이유로 코골이 전체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코골이 치료는 환자의 상기도가 어느 정도 좁아졌고 그로 인해 코를 얼마나 고는지 그 역학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정도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에서부터 구강 내 장치나 지속성 양압호흡기의 사용,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한 방법을 단계적으로 혹은 몇 가지를 병행해 치료한다.

최근엔 수술이 만능치료처럼 인식되고 있다. 수술만 하면 코골이 증상이 완전히 치료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대부분 증상이 좋아지긴 하지만 모든 환자가 1백% 낫는다고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은 다양한 원인과 인자에 의해 발생하므로 수술 효과는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고, 때로는 재수술 혹은 추가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있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체중조절을 잘 했는지, 수술에 대한 환자의 기대치가 어떠한지에 따라 환자의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수술 후 코고는 정도가 많이 줄어든 중증 수면 무호흡 환자 가운데 일부는 코를 고는 정도는 줄어도 무호흡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 경우에는 수술을 했더라도 다른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

반대로 흔치는 않지만 수술 후 코고는 소리가 더 커지기도 한다.가족들은 수술 후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생각하지만, 검사를 해보면 코골이는 심해졌어도 수면 무호흡은 거의 사라진 결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코골이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보다는 수술 전 검사와 평가를 토대로 담당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신의 상태나 수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 후 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화식<해맑은 이비인후과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