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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어깨 높이 다르면 척추 적신호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 척추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전북 가족보건복지협회에서 조사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척추 기형 통계(본지 4월 4일자 28면)는 종래 조사결과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어서 충격을 준다.

53.7%가 척추가 휘거나 뒤틀리는 측만증(側彎症)소견을 보였다는 것. 1997년 영동세브란스 문재호 교수(재활의학)팀 조사 때는 17%, 99년 서울시 북부교육청이 초등 5.6학년생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는 11.5%에 머물렀었다.

문재호(재활의학) 교수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재활의학과를 찾는 청소년 중 척추이상은 3%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가 넘을 정도로 청소년 척추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과 부작용=가장 큰 원인은 청소년의 체형은 급속히 커지고 있는 반면 이들이 사용하는 책걸상은 예전 그대로라는 것.

의자가 작아 체중을 충분히 실어주지 못하는 데다 딱딱해 허리를 뒤틀 수 밖에 없고 책상이 낮아 항상 구부정한 자세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면 허리와 목뼈 뒤쪽 인대가 늘어나 불안정한 척추가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다 눈높이 보다 높거나 낮은 컴퓨터 사용, 잘못된 가방 메는 자세도 기형을 유발한다. 가방끈이 길어 가방이 늘어질 경우 허리가 앞으로 휘는 전만증이 되기 쉽다.

문교수는 "척추가 휘면 오래 앉아있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어깨가 결리는 것은 물론 피곤하고 졸린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말한다.

특히 휜 정도가 심할수록 폐의 한쪽이 눌려 제한성 폐질환에 걸릴 수 있다. 몸안의 환기 용량이 떨어지면 두통이나 만성 피로도 호소한다.

척추 측만은 디스크도 곧잘 유발한다.몸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친데다 인대와 근육도 약해 작은 충격에도 척추 염좌(삠)가 생기거나 디스크 수핵이 밀려나올 수 있다.

◇대처법=예방을 위해서는 자세 교정과 체조.운동으로 척추를 강화해줘야 한다.

지난해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척추교실을 운영한 우리들병원 척추건강연구소 김영준 실장은 "책걸상을 다시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교사들이 청소년들의 척추 기형을 조기 발견해 원위치로 교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에서 간단히 척추 측만증을 진단하려면 어깨의 위치를 보면 된다.정면에서 볼 때 양쪽 어깨가 수평을 이뤄야 한다. 그리고 상체를 구부렸을 때 한쪽 허리부위가 튀어나와도 척추가 휜 것으로 간주한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보통 30도 이상이면 보조기를 차고 50도 이상은 수술해야 하지만 10~20도 휜 척추는 자세 교정으로 잡아줄 수 있다.

먼저 책걸상은 허리를 펴고 앉았을 때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책상에 닿을 수 있어야 한다. 의자 높이는 발이 바닥에 닿아 허벅지 부위가 수평으로 유지될 수 있는 높이가 알맞다.

또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책상의 뒷다리를 조금 높여주거나,쐐기 모양의 방석(그림)을 이용해 허리의 커브를 바로잡아 줄 수 있다. 또 허리를 숙이고 글을 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뒤쪽을 높인 글판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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