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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판매 선글라스 '시력손상 위험 커'

중앙일보

입력

싸구려 렌즈사용 선글라스 시력피해 우려

햇살이 따가운 계절이 돌아옴에 따라 길거리에 좌판을 깔고 지나는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무테 안경 및 선글라스를 저가에 판매하고 있는 노점상들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으나 단속 근거 및 법적규제가 현실상 요원한 실정이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노점상들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이 착용하고 나온 안경들과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선글라스 등에 관한 정보에 약삭빠르다. 소비자들이 그런류의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입맛을 맞추려는 의도다.

그러나 대부분 복제품이거나 조잡한 재질을 사용한 제품이 많아 무턱대고 구입했다간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이에 구입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19일 저녁 8시경 서울시 종로 3가 인근에 위치한 한 노점상. 이 노점상은 조그만 전구 두 세 개가 전부인 손수레에 선글라스와 공테·무테 패션 안경 등을 즐비하게 늘어놓은 채 지나는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파랑·보라·오렌지색 등 각종 색상의 선글라스들은 어림 잡아 1백여 개가 넘는 듯 했다. 유명 외국 브랜드의 모양새만 본 뜬 모조품들이 간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포츠 고글도 제법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노점상이 판매하고 있는 선글라스들은 종류와 모양에 따라 다소 가격 차이는 있지만 대략 1만 5천원에서 3만원 사이에 거래가 오간다. 무테 색깔 안경은 1만원에서 2만원 내외.

노점상 주인 이정화씨(56·서울시 북아현동)는"하루에 보통 10여 개에서 많게는 20여 개가 판매되고 있다"며"최근엔 얼굴을 많이 덮는 스포츠형이 비교적 많은 관심을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리곤 뿌옇게 앉은 먼지들을 털어 내느라 분주했다.

이 같은 노점상은 금강제화 앞 및 롯데리아 앞 등 종로 인근에만 서너 개 가량이 있는 가 하면 홍대 앞. 신촌. 대학로 등 서울에만 약 2백여개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팔고 있는 선글라스나 무테 색깔 안경들은 렌즈의 성능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조악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흔히 '싼맛'에 구입하는 이들 노점상 물건들을 잘못 구입할 경우 두통을 유발시키거나 굴절의 흔들림으로 인해 오히려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렌즈에 색깔만 입혀, 법적으론 '공산품' 단속 못해

노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시력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설사 소비자가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기도 한다. 특히 품질이 좋은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많이 차단시키고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키는 U.V렌즈를 채용한 것이지만 일부 노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일반 프라스틱에 색깔만 입힌것들이다.

자외선 차단이 안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할 경우에는 태양의 강렬한 빛을 직접 쏘이게 되어 수정체와 망막에 손상을 입을 우려가 그만큼 크다. 이들 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선글라스들은 거의 렌즈 겉과 속에 티끌만한 균열 입자나 미세기포가 있고 표면 왜곡, 긁힘 현상이 크다.

특히 제대로 빛의 반사를 막지 못하며 오히려 빛을 굴절시켜 눈의 시력을 흐려 놓는다. 또 장기간 착용시 시력의 흔들림으로 인해 피로감을 쉽게 유발시키며 자외선의 영향으로 두통, 안통 유발한다.

즉 싸구려 선글라스의 렌즈는 동공을 확대 시키고 UV흡수량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장기간 착용시에는 시기능 장애를 일으켜 회복하기 어려운 각막 손상. 설맹. 백내장등을 유발한다. 그밖에 자외선으로 인한 안질환은 광각막염. 황반변성 등의 발병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안경원 판매 가격에 비해 절반도 안되지만 시력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적절한 시력검사기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업소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들이 팔고 있는 선글라스와 무테 색깔 안경등으로 인해 설사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지만 적절한 예방법이 없어 더 큰 문제다.

선글라스는 의료용구가 아닌 '공산품'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허가사항 없이 누구나 판매가 가능하다는 맹점이 있다. 따라서 경찰이나 관련기관에서는 노점상 자체의 단속만이 가능할 뿐 판매물품에 관한 단속은 어려운 입장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

한편 대체적으로 이들 노점상들은 대형 도매상으로부터 공급받거나 자체 영세 업체를 선별해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이들의 전언이다.

선글라스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검증되지 않은 싸구려 선글라스로 시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판단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UV렌즈인가를 확인한 후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색이 너무 진한 선글라스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아 좋지 않으므로 거울에 비추어 눈동자가 보일 정도거나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는 정도가 무난하다.

홍경한 pieta999@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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