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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척추 운동도 맞춤형으로

중앙일보

입력

'척추를 강화시키는데 운동이 독(毒)?'

무슨 뚱딴지 같은 얘기냐고 반문하겠지만 사람에 따라 운동이 약이 되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수영코치인 金모(27)씨가 만성 요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자신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왔고 지금도 하루 4~5시간은 수영으로 체력관리를 하는데 왜 허리가 아프냐는 것이다. 수영이 척추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그의 근력을 측정해보니 유의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허리를 젖혀주는 신전근(伸展根)은 탁월한데 복근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만성요통으로 병원을 찾은 또다른 환자 黃모(33)씨는 복근은 튼튼한데 신전근은 약한 반대의 경우였다. 이 환자는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허리가 앞으로 굽어지고, 허리에 짐을 진듯 항상 무거운 느낌이 든다고 괴로워 했다.

척추를 지지해주는 것은 근육과 인대다. 배쪽과 허리쪽의 근육이 삼각대처럼 척추를 받쳐줘야 허리가 튼튼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만성요통 환자에게 맞춤식 운동방법이나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고 단순히 운동을 하라고 하는 것은 때로 독을 주는 것과 같다.

먼저 신전근이 약한 사람에겐 의자 등받이를 붙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을 권한다. 또 누워서 항문에 힘을 주는 방식으로 허리를 위로 올리면 등뼈를 곧추세우고 허리를 젖히는 신전근이 발달된다.

반대로 복근을 튼튼히 하려면 우리가 흔히 뱃살을 빼기 위해 하는 누웠다가 앉는 운동을 반복하면 된다.

특히 척추 수술이 잘 됐다고 하는데도 허리의 통증이 해소되지 않는 사람은 운동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이런 환자도 균형잡힌 운동을 해야 만성 요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렇다면 등산은 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든 의사들이 권유하는 만큼 등산은 산을 오르내리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등뼈 전체의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킨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자.

등산화는 발바닥에 닿는 충격을 직접 무릎과 허리에 전달하므로 두툼한 창이 있거나 공기가 들어간 것을 선택하고, 양말도 두꺼운 것을 고르도록 한다.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등산은 허리의 보약인 만큼 이번 주말엔 산행을 계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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