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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글날 차벽에 갇힌 세종대왕…문 대통령에겐 애민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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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인 9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통제 중이다. 연합뉴스

한글날인 9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통제 중이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9일 '한글날을 맞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경찰이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에 설치한 '차벽'을 언급,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들어 소통하게 한 '소통대왕'이었다"며 "오늘, 세종대왕의 소통의지를 되새겨보는 하루가 되길 희망한다"고 정부와 여당에 촉구했다.

그는 "(세종대왕은) 누구나 한글만 배우면 서로 뜻이 통할 수 있게 만들었고, 지식을 나누게 하는 등, 우민화 정책을 통해 권력을 강화하려는 어느 왕들과 달랐다"며 "권력에 앞서 권위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노비가 광화문 종루에서 종을 울려 임금에게 고하려 하는 것을 어떤 관헌들이 막자 세종대왕은 그 관헌을 파직시켰다"며 "세종대왕의 직접 소통 의지를 극명하게 밝힌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배 대변인은 세종대왕의 '소통' 의지가 이번 한글날에는 퇴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 세종대왕에게 오늘은 꽉 막힌 날이 될 듯하다"며 "세종로라 이름 붙여진 광화문 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은 한나절 내내 울타리와 차벽에 갇혀 지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정부의 한글날 집회 불허 결정 등 광화문에서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연휴 인산인해를 이루는 다른 곳에 대한 대책도 밝히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 일각에서 재난 복구가 필요하면 원칙적으로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고, 재난 예방이 긴급할 경우 강제 퇴거 명령을 하고,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요청을 거부하면 처벌한다는 법안을 냈다"며 "코로나19를 핑계로 정권에 반하는 목소리를 아예 차단하겠다고 하는 위험한 반헌법적 억지"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무릇 국가 지도자는 국민을 최우선시하고 진실로 사랑해야 하며 국민을 받들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여야 한다"며 "그러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선 세종대왕께서 나라의 통치자로서 강조했던 애민의 정신을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안 대변인은 "경제·정치·안보·민생 등 모든 국정운영이 총체적 난맥상에 처해있는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국민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을 포용하고 희망을 심어줄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 정권의 위정자들은 국민을 사랑하기는커녕 사회 이슈가 있을 때마다 국민을 편 가르고 자신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만을 국민으로 여기며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하셨던 세종대왕의 얼굴에 그늘이 한층 더 깊어 보이는 요즘"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되새기시고 부디 시름에 빠져있는 모든 국민을 고루 살펴 낙담이 아닌 희망의 시대를 열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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