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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망막에서 `인체 시계' 발견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과학자들이 쥐의 망막에서 빛을 감지하는 세포네트워크를 발견,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인체시계' 작동원리가 밝혀지게 됐다고 30일 ABC뉴스가 보도했다.

메릴랜드주(州) 베세즈다 소재 유니폼드 서비스 대학 연구팀은 31일자 `네이쳐'에 발표된 논문에서 이번에 망막 내부에서 발견된 세포조직은 망막내 시각세포와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그나시오 프로벤시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따르면 망막세포를 통해 낮과밤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인체 시계' 즉 24시간 주기 리듬을 가동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주기는 잠을 자고 깨는 주기와는 별도로 호르몬 분비, 혈압, 체온과같은 전반적인 신체과정들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교대근무나 장거리 여행등으로 리듬이 깨진 후에도 이 `인체 시계'가 원상대로 복귀하는 과정을 연구해왔다.

과거에는 망막내 시각세포가 뇌의 중앙시계에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인간이나 쥐나 마찬가지로 시력을 잃은 경우에도 똑같이 빛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건대 시력을 잃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밤낮의 변화에 대응했다. 그러나 눈이 완전히 없는 쥐는 이같은 기능이 불가능했다. 과학자들은 눈에 시력을 결정하는 세포와는 별도로 인체 리듬을 결정하는 세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쥐의 망막에 `멜라놉신'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지난 2000년 프로벤시오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눈에서도 같은 단백질을 찾아냈다.

프로벤시오 교수는 이 단백질이 `빛과 어둠'이라는 메시지를 뇌의 기본 주기 시계에 전달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멜라놉신을 함유한 세포들이 쥐의 망막 내부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보고있다.

과학자들은 인체가 교대근무, 불면증 등으로 리듬이 깨진 경우 자연 리듬을 회복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만성적으로 `인체 시계'에 혼란이 올 경우 위경련에서 심장병까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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