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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코로나 구분 치료해야” 민복기 대구 트윈데믹대책추진단장

중앙일보

입력

대구에 의사 10명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트윈데믹 대비 추진단이 발족했다. 사진은 민복기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장. [사진 독자제공]

대구에 의사 10명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트윈데믹 대비 추진단이 발족했다. 사진은 민복기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장. [사진 독자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유행을 겪은 대구에서 '트윈데믹(Twindemic·코로나19와 독감 인플루엔자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이 발족했다. 국내에서 트윈데믹 대비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 발족 #'트윈데믹' 대비, 인플루엔자 접종 방식 설계 #민복기 추진단장 "코로나는 일단 발열부터" #"감기는 인후통, 기침 등 거의 동시에 시작"

 지난달 14일 발족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은 대구시의사회 의사 10명,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담당자, 대구시 보건의료 정책 공무원 등 20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유증상자 구분법, 생활 속의 트윈데믹 예방법,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방식 등을 만들어 전파 중이다.

 민복기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장은 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선 독감 증상과 코로나19 증상을 구분하고, 환자도 이에 맞춰 신속하게 구별해 격리·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민 단장과의 일문일답.

독감과 코로나19 증상 구분법을 소개해달라.  

"독감은 기침 등 관련 증상이 감염 후 1~4일 이내에 급작스럽게 나타난다. 코로나19는 증상이 이보다 늦다. 2~14일이 지나서 생긴다. 독감은 목이 아픈 인후염과 두통이 기침과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나는데, 코로나19는 발열을 한 이후 기침 증상을 보인다. 콧물·코막힘·기침은 코로나19 환자에겐 잘 나타나지 않는 증상이다. 발열 없이 콧물 등이 먼저 시작된 것 같다면 코로나19 보다는 독감을 의심하는 게 순서다. 그러나 무증상 등 다양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의사 소견을 따르는 게 우선이다."

병원에서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환자가 뒤섞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발열이 있는 감기 환자가 내과를 찾으면, 내과에선 코로나19 문제로 바로 치료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추진단에선 정부에 '호흡기 전담클리닉' 설치와 관련한 의견을 전했다. 트윈데믹 유행 기간 호흡기 증상 환자를 먼저 선별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만들어 대처하자는 거다. 이와 별도로 '스마트폰 사진 촬영' 공유법을 만들어 대구지역 각 보건소와 공유했다. 예를 들어 발열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환자의 상태와 인적 사항을 해당 병원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바로 관할 보건소로 보내 공유하는 방식이다. 필요에 따라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보건소에서 환자에게 직접 연락하도록 했다. 환자 추적이 가능한 셈이다."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을 들어보이는 한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을 들어보이는 한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인플루엔자 접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방식을 함께 논의 중이라는데.
"우선 대구시민들의 인플루엔자 무료 백신접종은 병원 혼잡도를 줄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출생 연도 기준에 맞춰 5부제로 실시하도록 방법을 정했다. 무조건 찾아오는 순서 그대로, 신청하는 순서 그대로 접종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방식의 장단점을 보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다. 백신 접종 방식을 함께 논의하는 배경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언제쯤 가능한지.
"내년쯤 접종이 가능할 것 같다. 7월 기준으로 세계 35개 백신 후보물질이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한 것은 9개다. 이에 의학 단체 등은 세계 인구의 40% 정도는 2022년까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공급이 시작된다 해도 부족 문제가 이어질 것이다. 추진단이 밀집도, 혼잡 문제를 예상해 인플루엔자 접종과 함께 백신 접종 방식을 미리 설계하는 이유다."
생활 속의 트윈데믹 예방법은.
"추진단엔 분야별 의사 10명이 있다. 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몇 가지 기본적인 수칙을 만들었다. 곧 대구시 캠페인을 통해 홍보할 예정인데,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하기, 마스크 쓰기, 스마트폰 소독하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하기 등이다. 생활 속에서 예방법을 잘 지키고, 병원 현장에서 독감과 코로나 증상을 잘 구분해 치료한다면, 트윈데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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