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가예방접종 사업 백신 4만5000명분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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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최근 3년 동안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쓰일 예정이었던 백신 중 4만5000명분 이상이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3년간 폐기된 백신의 총 금액은 6억 6130만7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에 사용될 백신이 배송 과정에서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아 사업이 전격 중단된 상황에서 백신 관리 부재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백신 폐기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동안 보건소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위해 구매한 백신 중 4만5295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가 폐기됐다. 4만 5295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이 모두 폐기된 셈이다.

비율로 보면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에는 전체 구입물량 260만9155도즈 중 0.34%인 8766도즈, 2018년에는 146만8224도즈 중 1.09%인 1만5957도즈, 지난해에는 185만3996도즈 가운데 1.11%인 2만572도즈가 각각 폐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폐기 사유는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냉장고 고장·정전에 따른 보관 불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폐기된 백신의 총금액을 따져보면 2017년 1억290만2000원, 2018년 2억4018만6000원, 2019년 3억1821만9000원 등에 달해 약 6억6130만원 규모의 낭비를 빚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최근 독감 백신 유통 과정의 문제로 인해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백신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을 위해 구매한 백신에 대한 관리체계 개선을 통해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백신 관리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 마련과 함께 현장에서의 안전한 백신 관리가 가능하고 국민이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백신 폐기 현황. 연합뉴스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백신 폐기 현황.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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