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 수십채가 와르르…코로나 이어 태풍 덮친 유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강력한 태풍이 불어닥쳐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태풍 알렉스가 휩쓸고 간 프랑스 브레이 쉬르 로야 마을. 산사태와 홍수로 가옥과 차량이 진흙에 파묻혔다.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태풍 알렉스가 휩쓸고 간 프랑스 브레이 쉬르 로야 마을. 산사태와 홍수로 가옥과 차량이 진흙에 파묻혔다.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동부와 이탈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태풍 알렉스(Alex)로 최소 8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프랑스 일부 지역에는 전날 하루 동안 450mm의 비가 쏟아졌다. 4개월 치 강수량이 한 번에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홍수가 잇따랐다.

4일 상 마르탕 베주비 마을의 가옥 수삽채가 태풍이 몰고온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휩쓸려 내려갔다. [영국 BBC영상 캡처]

4일 상 마르탕 베주비 마을의 가옥 수삽채가 태풍이 몰고온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휩쓸려 내려갔다. [영국 BBC영상 캡처]

특히 남동부 알프마리팀 주의 피해가 심각하다. 베주비 계곡 상류에 위치한 상 마르탕 베주비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해 가옥 수 십채가 쓸려 내려갔다. 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산자락에 위치한 집들은 쏟아진 폭우와 진흙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 과정에서 노인 2명이 휩쓸려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홍수로 다리가 무너지면서 주민 1400여 명이 마을에 고립됐다. 전기까지 끊겨 피해 상황 파악과 구조 지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4일 프랑스 브레이 쉬르 로야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4일 프랑스 브레이 쉬르 로야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로야 계곡 등 계곡 3개가 위치한 호크빌리예흐와 브레이 쉬르 로야마을은 산사태와 함께 강까지 범람하면서 가옥과 차들이 진흙에 파묻혔다.

프랑스 정부는 알프마리팀 주 일대를 자연재해 지역으로 선포하고, 군인과 소방관 1000명과 군인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에 나섰다. 구조대는 헬기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들을 구출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에스토리시 니스 시장은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프랑스 호크빌리예흐 마을의 집들이 홍수에 떠내려 가고 있다. [AFP 유튜브영상 캡처]

4일 프랑스 호크빌리예흐 마을의 집들이 홍수에 떠내려 가고 있다. [AFP 유튜브영상 캡처]

이탈리아 북서부 지역도 태풍을 피하지 못했다. 프랑스 접경지역인 피에몬테주와 리구리아주의 피해현장에서는 현재까지 2명의 사망자가 발견됐다.

피에몬테주에 위치한 베르첼리에는 전날 하루 동안 63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954년이래 하루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세시강이 범람하면서 도로가 유실되고, 마을을 잇는 다리가 붕괴했다.

해안 도시 리구리아 주와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서는 강 수위가 하루 만에 3m 이상 불어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롬바르디아는 태풍까지 덮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알베르토 치리오 피에몬테 주지사는 “강 범람으로 70명의 사망자를 냈던 1994년 홍수 때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