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판 자제하던 中 돌변 "미국인, 트럼프와 같은 치료받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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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웹페이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웹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관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모든 미국인이 대통령과 똑같은 최고의 치료를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경절 우한 축제 현장 사진도 트윗에 올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 확진 이후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자제해왔는데 이날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화춘잉(华春莹) 외교부 대변인은 4일 트위터에 "어제 미국은 4만 7000명이 넘는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고 600여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며 "코로나 환자들에게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 환자들이 대통령과 똑같은 최상의 치료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화 대변인은 또 마스크를 쓰지 않고 국경절 축제를 벌이는 우한 주민들의 모습을 게재하며 "보라, 이게 중국 사람들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화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소식 이후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왔다. 지난 2일 중국 신장 위구르 여성 인권 논란과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을 거론하며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하지 않았다.

中 매체 "시진핑 위로, 대국적 풍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장강(長江)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장강(長江)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트럼프 대통령 위로 전문에 대해 "대국적 풍모를 보여줬다"고 5일 논평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기 바란다"며 위로 전문을 보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 감염 사실이 알려진 뒤 시 주석뿐 아니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위로를 전했다"면서 "이번 위로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미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도주의적 안부"라고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다른 논평에서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에서만 2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한국전쟁과 이라크전쟁을 포함한 5번의 전쟁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숫자"라며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미국의 비협조적이고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총편집인인 후시진(胡锡进)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얕본 도박의 대가를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은 미국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의 재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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