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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홀몸 노인에 깜짝 서한 “나라에 폐 끼칠까…뭉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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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의성군에 보낸 서한문. 사진 의성군

김정숙 여사가 의성군에 보낸 서한문. 사진 의성군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번 추석 땐 오지 말라”고 영상 편지를 보낸 어르신들에게 서한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29일 의성군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의성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서한문을 보냈다.

의성군은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생활지원사 120명이 홀몸 어르신 1873명을 찾아가 만든 ‘안전한 집에서 보내기’ 영상을 다른 곳에 사는 자녀에게 보낸 바 있다.

김 여사는 서한문에서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말거레이’, ‘코로나 끝나거든 오니라. 사랑한다’, ‘내 걱정은 하지 마라. 내는 잘 있다’ 의성군 어르신들께서 자제분들에게 보낸 영상편지를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며 “‘보고 싶다’고, 가장 하고 싶으실 속엣말씀을 차마 꺼내놓지 못하시는 그 마음들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행여 자식 손주들에게 해가 될까봐 마을 이웃들에, 나라에 폐를 끼칠까봐 한사코 만류하시는 어르신들의 진심을 전해 듣는다”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들을 면회 금지로 오래 만나 뵙지 못하고 계신 분들은 이번 추석이 더욱 쓸쓸할 것 같다”고 적었다.

김 여사는 이어 “저 또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오래 못 뵙고 있다”며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님이시지만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은 그 마음을 안다. 지난해 시어머님을 떠나보낸 후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할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썼다.

그는 끝으로 “어르신들의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 온 것처럼 현명하고 강인한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설 명절에는 가족들이 기쁘게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꼭 건강하셔야 한다. 자식 손주들 주려고 틈날 때마다 간수해 두었던 것들, 아끼지 말고 꼭꼭 챙겨서 드시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의 서한문에 대해 김주수 의성군수는 “영부인께서 보내주신 편지가 어르신들 아쉬운 마음에 큰 위안이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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