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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꽁꽁…서울 아파트 매매·전월세 계약 '급감'

중앙일보

입력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조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조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전경.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서울의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계약까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와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는 특히 지난 1년 사이 하락세가 도드라져 지난 8월 매매 기록은 469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8월 6608건보다 28.9% 감소한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지난 6월에 1만5584건으로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7월 1만655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8월에 전월 대비 반토막이 난 것이다. 정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로 지난 7월 31일 '임대차 3법'으로 불리는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날 기준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9월 매매 건수는 805건으로 업계에선 부동산 매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수준으로 매매가 얼어붙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월간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1000건대로 내려앉은 건 처음은 아니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매매 기록은 지난해 2월(1454건)이다. 서울 아파트 최저 거래 건수 1163건으로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 11월 때였다.

아파트 전세와 월세 거래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아파트 전세는 지난 8월 6637건으로 전년 동기(1만481건) 대비 36.7% 줄었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았던 전세 계약 건수는 1만3818건으로 지난 2월이었다. 아파트 월세 거래 역시 지난 8월 2629건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4% 감소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매매 등 거래 감소 원인에 대해 “부동산 7·10 대책 및 세법개정안 발표에 따른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7월 10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의 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매매는 아파트 외에도 단독주택(33%), 연립주택(32%) 등 모든 유형에서 지난 7월 대비 거래가 줄었다고 밝혔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지 2주만에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약 16%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지난 8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뉴시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지 2주만에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약 16%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지난 8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뉴시스

거래 줄고, 전·월세는 오르고

반면 전셋값은 교통과 학군 등 주거 환경이 양호한 지역을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주택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 6월 0.15%에서 7월엔 0.29%로 높아진 데 이어 8월엔 0.43%의 상승세가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없었다.

전세 거래 감소에 대해서 서울시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매물 부족 현상 등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며 “월세 역시 전세가 상승과 동반해 학군과 생활 편의시설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의 전체 월세는 올 8월에 전년 동기보다 0.58% 올랐고, 지난 7월보다 0.0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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