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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좋다] 한 걸음… 두 걸음 겨울 산행

중앙일보

입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하얀 능선을 따라 러셀(등산에서 앞서가는 사람이 눈을 밟으면서 나가는 일) 을 하며 걷는 것은 겨울 산행의 백미(白眉) 다.

본격적인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면서 등산 애호가들의 마음은 이제나 저제나 눈 소식을 고대하며 눈덮인 하얀 능선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겨울 산행지로는 설악산(1천7백8m) 을 비롯해 지리산(1천9백15m) .선자령(1천1백57m) .조령산(1천17m) .오대산 노인봉(1천3백38m) .소백산(1천4백40m) .태백산(1천5백67m) .덕유산(1천6백14m) 등을 꼽을 수 있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계방산(1천5백77m) 은 겨울이면 바닷바람과 대륙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이 부딪혀 많은 눈이 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한라산(1천9백50m) 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 산행지다. 자연 휴식년제에 묶여 매년 1~2월에만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를 개방하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겨울이면 붐빈다.

덕유산과 태백산은 정상 부근에 자생하는 주목나무에 설화가 피면 이를 감상하기 위해 등산객은 물론 사진 동호인들도 몰려온다. 선자령.조령산.노인봉 등은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표고 차가 낮아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겨울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유의 사항=이처럼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겨울 산이지만 무릎까지 빠질 정도의 눈쌓인 산을 오르기란 쉽지 않다. 겨울 산행에서 최대의 적은 추위, 심한 체력 소모, 빠른 일몰 등을 꼽을 수 있다. 산에서 겪는 추위는 간단치 않기 때문에 방한.방수복은 물론 여분의 양말.장갑 등을 준비해야 한다.

열량이 높은 비상 식량은 다른 계절보다 체력 소모가 심한 겨울철에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다. 그리고 오후 3~4시쯤에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처럼 완벽한 준비를 해도 갑자기 악천후를 만나거나 길을 잃었을 경우 무턱대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경우는 다른 팀이 오기를 기다리거나 경험자가 나서서 등산로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휴대폰도 갖고 가자. 겨울 산행의 안전수칙 1호는 '겸손'이다. 겸손한 마음 자세로 산행에 임하면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줄이며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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