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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옵’니다…“추석 연휴 이동 최소화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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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02면

코로나 확산 우려 

전병율

전병율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의 압박 효과 덕뿐일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내린 지 4일째인 17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 초반까지 감소하면서 급증하던 수도권 발 확진자 확산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확진자 수가 확실하게 줄어들 때까지 최소 2주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일각에선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과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 강행으로 다시 확진자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병율(사진) 차의학전문대학원 보건산업대학원장은 “추석이란 큰 산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췄다간 지난 2주간 힘겹게 시행한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집에서 명절 보내기를 강조했다. 전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예방의학 전문의다. 전 교수는 “이제는 국민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기본 방역 수칙에 익숙해진 만큼 이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홍보를 관리·감독하는 게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현상 유지만으로 확산 억제 효과 #긴장 늦추면 2.5단계 압박 물거품 #정밀방역, 1단계 수준서나 가능 #치료제 빨라야 내년 하반기 시판

확진자 발생이 100명대 박스권에 갇히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는 아직 먼 길처럼 느껴진다.
“1단계 기준은 2주간 일일 확진자가 50명 미만 발생해야 한다. 아직 100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선 당장 완벽하게 고리 끊기가 쉽지 않다. 방역 당국이 확진자 발생을 떨어뜨린다는 생각보단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확산 억제 효과가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집단 감염처럼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여전히 줄지 않는데.
“무증상 탓에 본인이 감염됐는지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의미다. 스스로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다수의 사람과 접촉을 했을 테고 그 접촉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 사람들이 모두 검사를 받았다면 확진자 수도 덩달아 커졌을 테지만 증상이 없으니 검사를 받지 않고 지나쳤을 것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사례가 25% 육박하고 있다.
“무증상이면서 동시다발적 집단감염 사례가 너무 많아 연결고리를 일일이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 역학조사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지금 단계가 역학조사 무용론을 이야기할 순 없다. 역학조사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정부가 추석 연휴를 코로나 방역의 최대 고비로 보고 국민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면서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정부가 추석 연휴를 코로나 방역의 최대 고비로 보고 국민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면서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문제는 추석 맞아 전국으로 민족 대이동이 이뤄질 텐데.
“지방까지 내려가 대가족 단위로 명절을 보내는 건 사실상 불특정 다수가 모여 함께 먹고 놀고 잠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이번 명절만큼은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야 한다. 가족끼리 서운하더라도 지금으로선 국민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 활동이다. 어쩔 수 없이 가족모임을 지내야 한다면 가족끼리일지라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확진자가 다시 증가한다면.
“대규모 집회와 같은 예외적 상황이 없단 가정에 따라 확진자 대폭 증가는 쉽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3단계는 정말 큰 일이구나’란 학습효과가 강했다. 마스크 쓰지 않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마스크 건네주는 모습 등을 보면 국민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야 한단 간절함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나.”
일각에선 경제 파급효과를 고려해 전국적 방역 대신 집단감염 중심의 정밀방역 방식을 거론하는데.
“정부나 의료계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수준에선 검토 가능할 순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위험부담이 크다. 대신 치료 단계에서 중증 환자 위주의 집중 관리 치료하는 건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하다. 확진자 발생 단위가 큰 상황에서 모든 확진자에게 의료 인프라를 똑같이 공급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환자 증상에 따른 치료 체계를 마련하고 중증 환자에게 약물과 의료진을 집중적으로 투입을 해야 한다.”
이달 중 코로나 항체 치료제 대량생산에 나선다는 발표가 있었다.
“당장 시제품으로 판매되는 게 아니라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갖추겠단 의미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연구용 치료제를 연구해왔다면 2상 진입을 앞두고 상업용 연구 확대에 대해 당연히 고민할 것이다. 지금 그 시기에 접어들었단 말이다. 치료제가 시중에 유통되려면 아무리 빨라야 내년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김나윤 기자 kim. 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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