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돌연사 '감염성 질환' 의심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서 발생한 신생아 3명의 돌연사 원인이 감염성 질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한 신생아들을 치료한 일산 백병원은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숨진 신생아들이 보인 증세 등을 종합해 볼 때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병원 이종국 소아과장은 "사망한 환아(患兒)들은 혈압 호흡 의식이 없는 쇼크상태로 병원에 도착했고 심한 탈수증세를 보였다"며 "발병시기와 증세, 산후조리원에 일시 머무른 점 등으로 미루어 감염성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그러나 이들 신생아의 가검물을 바이러스 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고 법정 전염병을 의심할 만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신생아 가운데 2명은 보호자의 의뢰로 지난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해 부검이 실시됐으나 아직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병원측은 비슷한 증세를 보인 다른 신생아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국립보건원에검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 병원에는 지난 10일 이후 설사, 수유거부 등의 증세로 9명의 신생아가 입원,3명이 사망하고 5명이 회복해 퇴원했으며 1명은 치료중이다.

국립보건원은 이날 신생아들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보내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반은 조리원 2곳에서 신생아와 산모에 대한 기록인 모자일지를 확인하고 이들 조리원이 사용하는 물과 젖병, 분유 등을 수거하는 한편 백병원으로부터 환아들의 의무기록 사본을 넘겨 받았다.

조사반은 또 환아들의 혈액과 대.소변 등 가검물을 제출받아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반 관계자는 "환자들의 의무기록 검토와 채취한 여러가지 가검물에 대한 검사를 해봐야 감염성 질환 여부 등 질병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산후조리원에서 숨진 영아들에게 먹인 우유의 종류와 수유방법, 산후조리일지, 병원의 의무기록과 담당의사 진료소견서 등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중이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일산경찰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신생아들이 사망했다면 산후조리원의 과실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수유 잘못 등이 사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고양=연합뉴스) 박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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